금호아시아나그룹의 단일 지주회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호석유화학이 급락세를 탔다. 대주주 일가에서 잇따라 지분을 매입하고 있지만 대우건설 풋백옵션과 관련한 유동성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반면 금호산업은 지주회사라는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평가로 강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금호석유화학은 8일 9.84% 떨어진 3만4800원에 마감해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나 금호산업은 1만4100원으로 3.30% 올랐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대주주 일가의 지분 매입이 이어지면서 단일 지주회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찬구 그룹 화학부문 회장은 아들인 준경씨(한국타이어 부장)와 함께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금호석유 지분을 연일 사들여 보유 지분을 모두 18.20%로 확대했다. 박삼구 회장의 아들 세창씨(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 측과 고(故) 박정구 회장의 아들 철완씨도 각각 지분을 11.76%로 똑같이 늘렸다.

통상 대주주의 지분 매입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지만,금호아시아나그룹이 단일 지주회사로 가기 앞서 경영권을 안정시키기 위한 지분 확대라고 밝힌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제까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의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됐지만 대우건설을 매각하게 되면 금호산업은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돼 금호석유화학이 부담을 더 떠안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대우건설 부담을 금호산업이 지게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주회사 구도가 바뀌면 금호석유화학이 상당 부분 짊어져야 할 상황"이라며 "다만 계열 분리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대우건설 풋백옵션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여전히 금호산업이 대우건설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어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