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들의 '골목 상권' 진출 확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온 홍석우 중소기업청장과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이 최근 만나 상생의 틀에서 협력 방안을 도출하기로 합의했다. 정부와 국회가 대형 유통점의 SSM(대형슈퍼마켓) 사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총괄하는 홍 청장과 국내 최대 SSM 업체 대표이며,체인스토어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이 직접 만나 의견을 조율한 것이어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홍 청장과 이 회장은 지난 7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대형 유통업체의 SSM 진출에 대한 상생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SSM 문제를 법으로 규제하기보다는 대 · 중소 유통업체 간 상생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자는 이날 대형 유통업체의 SSM 진출이 동네 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기청과 체인스토어협회가 공동으로 실태 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SSM 출점으로 영세 상인들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형 유통업체들은 동네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어 객관적이고 공정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한 것이다. 또 중소기업청 등 관계 부처와 체인스토어협회,슈퍼마켓조합연합회 등이 참여하는 실무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대 · 중소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1차 실무회의는 9일 서울 서초동 한국벤처투자빌딩에서 열린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실무회의에서 SSM의 취급 품목과 영업시간 제한은 물론 대형 유통업체들의 중소 상인 지원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형 업체들이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SSM을 운영,기존 동네 상인들을 가맹점으로 유도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태형/강유현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