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은행주 가운데 증권사들의 최선호주(톱픽)에 빠짐없이 포함되는 종목 중 하나가 대구은행이다. 현대 HCM NH투자증권 등 상당수 증권사들이 대구은행을 은행주 톱픽으로 꼽고 있다.

이처럼 증권가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우수한 실적 때문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2분기 영업이익이 70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좋은 실적을 올리는 이유로는 은행수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순이자마진(NIM)이 높게 유지되는 점이 거론된다.

대구은행의 1분기 NIM은 전 분기 대비 0.02%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쳐 3.08%로 은행권에서 가장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 NIM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주 방폐장 신설에 따라 3분기에는 관련 공공기관의 예금을 대거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예금들은 이자가 높지 않은 저원가성 예금이라 높은 NIM을 유지하면서 수신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부실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다른 은행들보다 낮다는 점도 실적개선 전망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대구은행의 올 1분기 대손충당금 비용(약 100억원)의 40%는 건설업계 구조조정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2분기에는 1분기와 같은 거액의 건설사 구조조정 관련 충당금이 없어지면서 충당금비용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갑 연구원은 "하반기에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은행권 전체적으로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 요인이 발생할 수 있지만,대구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없거나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대출증가율을 나타내는 등 보수적인 영업기조를 유지해온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대구은행의 향후 6개월 목표주가를 1만4100원으로 제시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보수적인 성향의 대구시민들은 웬만하면 주거래은행을 잘 옮기려 하지 않는다"며 "지역주민들의 이 같은 충성도가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