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 기계 · 해운 · 에너지 등 국가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급성장해 온 STX그룹은 출범 초기부터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왔고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을 통해 달성했다.

전 세계적 금융위기로 조선 · 해운 사업의 시황전망이 어둡지만 STX는 지금의 어려움을 세계시장을 향한 글로벌 경영 강화로 이겨내고 있다.

STX는 2007년 10월 세계 최고 크루즈선 생산업체인 아커야즈(현 STX유럽)의 지분 39.2%를 전격 매입했다. 유럽 조선업체들과 프랑스,이탈리아,노르웨이 현지의 '텃새'탓에 크루즈선 시장 진입은 간단치 않았다.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동조합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EU집행위원회가 STX의 지분 인수가 EU의 반독점 규정에 위반하는지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STX는 현지 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에게 STX유럽 인수의 정당성과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 직접 설명하며 우호적 여론을 만들었고 결국 인수에 성공했다. 올 2월에는 STX유럽의 잔여지분을 모두 인수해 지분율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STX유럽은 계속되는 신규 선박 발주 가뭄을 뚫고 최근 쇄빙예인선과 군용 수송함(헬리콥터 캐리어)을 수주했다.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중국 다롄 생산기지는 STX가 직접 건립하는 첫 해외 조선소로 '글로벌 STX'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핵심기지다. 2007년 3월 착공식을 가진 다롄 생산기지는 지난해 4월 철판 가공(스틸 커팅)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했고 1년 만인 지난 4월 첫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STX 다롄 생산기지는 현재 약 48억달러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에는 38억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STX그룹은 유럽-한국-중국을 잇는 글로벌 3대 생산거점 구축을 통해 세계적 규모의 최적 선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미래 성장동력을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개별 사업이 아닌 '개발형 사업'을 통해 찾을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 것.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