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정부와 의회가 자국의 간판 은행인 UBS의 고객 정보를 넘기라는 미국 법원의 명령에 따를 수 없다고 선언했다. '비밀주의'원칙을 놓고 스위스와 미국이 결국 정면충돌의 길을 택한 것이다.

AP통신 등은 "스위스 정부와 의회가 UBS가 5만2000여명의 미국인 고객 관련 정보를 미 정부에 넘기는 것을 금지했다"고 8일 보도했다. 스위스 재무부는 특히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고객 정보가 넘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스위스 측의 이 같은 입장은 UBS의 미국인 고객 명단 공개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가장 강력한 조치다. 미 마이애미 지방법원은 미국인들의 탈세 및 재산 해외 도피를 막기 위해 UBS에 미국인 고객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스위스 측은 고객 정보를 넘기는 것은 스위스 실정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