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사진)이 대우건설 인수 의향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했다. 4조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포스코는 그동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되팔기로 한 대우건설 인수 후보 기업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정 회장은 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철강업계 조찬 간담회에 참석한 뒤 본지 기자와 만나 이 같은 뜻을 밝혔다. 그는 '포스코가 시장에서 대우건설 인수 후보 기업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는 질문에 "그건(대우건설 인수) 전혀 생각도 안 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포스코가 대우건설 인수 의향이 없음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우건설을 살펴보기 위한 내부 검토 작업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정 회장은 대신 해외 투자 및 기업 인수 · 합병(M&A) 등에 더 관심을 쏟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해외 기업 M&A에 대해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현재 인도와 베트남에 일관 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기존 제철소를 인수한 뒤 보강하는 '브라운필드 방식'의 투자를 위해 해외 철강기업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이달 초 "주력 사업만 열심히 하겠다"며 대우건설 인수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가 곧 대우건설 공개 매각을 추진하더라도 적당한 인수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 가격이 최대 변수가 되지 않겠느냐"며 "만약 공개 매각이 무산되면 대우건설을 산은이나 다른 사모투자펀드(PEF) 등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장창민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