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보다는 신인 가수라고 불러 주세요. "

최근 트로트 가요 '내 사랑의 반쪽'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이부영 전북방송 회장(47).20여년 동안 무역회사,케이블TV업체,평생교육원 등을 운영해온 그가 지난 4월 데뷔 앨범을 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며 "사업이 안정된 지금에야 숙원인 가수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수 데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평소 노래를 자주 부르기는 했지만 음반 낼 정도는 아니었다. '박치'였다는 그는 1년여 동안 보컬 트레이너에게서 훈련을 받았다. 그는 "새 노래를 처음 부르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무 연습 도중 몸살이 났을 때 그는 "이게 무슨 사서 고생인가 싶었다"며 웃었다. 가족들이 큰 힘이 돼 줬다. 어머니와 부인은 앨범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주위 사람에게 홍보하는 등 그를 측면 지원했고,처음에 시큰둥해하던 고등학생 딸도 친구들에게 아버지 노래를 자랑하고 다닌다고.

작곡가 김기표 등 유명 음악가들이 참여한 음반 제작비 6000여만원,밴 차량 구입비 1억원,뮤직비디오 제작비 6000만원 등 가수 데뷔를 위해 그는 총 3억여원을 썼다. 그는 "음악도 국내 최고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뮤직비디오도 영화 작업을 했던 최고의 인력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가수 활동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며 "뜰 때까지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판으로 2000장을 찍은 앨범은 지금까지 1000여장 나갔다. 일반 음반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주로 지인들에게 나눠 줬다. 그의 노래를 듣고 앨범을 사고 싶다는 팬 10여명에게는 자신의 사인을 담은 CD를 무료로 택배로 부쳐 줬다. 최근 '신인 가수 이부영'이 화제가 된 것은 한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 때문이다. 비보이와 함께 자신의 노래를 선보였고 비의 '레이니즘',태양의 '나를 바라봐' 등을 뻣뻣한 율동으로 소화해 큰 호응을 얻었다. TV 출연 이후 각종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특색 있는 맛집이 장사가 잘되는 것처럼 트로트지만 10~20대 젊은 층까지 노렸던 색다른 컨셉트 전략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음악 관계자들이 데뷔 3개월 만에 이렇게 '뜬' 트로트 가수는 없었다고 말한다"며 웃었다.

글=김주완/사진=정동헌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