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의 책마을 편지] 암컷이 수컷을 고를 때 고려하는 '천 개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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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오묘하고도 신비로운 이름 '사랑'.그것은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를 비통에 빠뜨렸고,프랑스 작가 스탕달을 격심한 고통에 사로잡히게 했지요. 플라톤이 '떨어져 나간 반쪽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했던 그것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슬프고 외로운 이들에게 기운을 북돋워주고,보잘것없는 이를 영예롭게 해주고,왕을 꼼짝 못하게 하기도 합니다.
미국 작가 다이앤 애커먼은 《천 개의 사랑》(살림 펴냄)에서 사랑을 신경생리학적으로 분석합니다. 마음은 심장이나 뇌에만 있는 게 아니라 각종 호르몬과 효소를 타고 끝없이 온몸을 돌아다닌다는군요. 상대방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의 뇌에서는 신경세포 간 정보의 흐름을 빨라지게 하는 물질이 분출된다고 합니다. 출산 중 진통과 자궁 수축을 촉진하는 옥시토신은 어머니의 사랑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지요.
사랑의 주도권은 여성에게 있다는 대목도 흥미롭습니다. 흔히 남자들이 짝짓기 드라마의 능란한 유혹꾼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선택의 많은 부분은 여자들이 차지하고 있지요. 먼저 추파를 보내고,구애를 계속해도 좋다는 미묘한 신호를 보내고,잠자리를 함께할 것인지 결정하는 주체도 여자입니다.
그럼 여성이 남성을 고를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최고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건강'이랍니다. 동물 세계에서도 수컷이 허약한 기색을 보이면 암컷은 얼른 꽁무니를 빼지요. '재력' 역시 중요하다고 합니다. 암컷이 새끼를 보호하고 부양할 넉넉한 수컷을 원하는 것과 같지요. '다재다능'도 선택의 기준 중 하나군요. 호사스러운 둥지를 디자인하고 흥을 돋우는 춤도 춰야 암컷이 관심을 갖는 원리와 상통합니다.
그의 결론에 따르면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의 순간을 기억하기에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가슴은 살아있는 박물관'이고,'가슴 속 박물관의 전시실이 아무리 좁고 조명이 흐릿하다 해도,우리가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순간들은 너무나 아름다운 규조류처럼 영원히 보존될 것'이라는 그의 견해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
미국 작가 다이앤 애커먼은 《천 개의 사랑》(살림 펴냄)에서 사랑을 신경생리학적으로 분석합니다. 마음은 심장이나 뇌에만 있는 게 아니라 각종 호르몬과 효소를 타고 끝없이 온몸을 돌아다닌다는군요. 상대방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의 뇌에서는 신경세포 간 정보의 흐름을 빨라지게 하는 물질이 분출된다고 합니다. 출산 중 진통과 자궁 수축을 촉진하는 옥시토신은 어머니의 사랑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지요.
사랑의 주도권은 여성에게 있다는 대목도 흥미롭습니다. 흔히 남자들이 짝짓기 드라마의 능란한 유혹꾼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선택의 많은 부분은 여자들이 차지하고 있지요. 먼저 추파를 보내고,구애를 계속해도 좋다는 미묘한 신호를 보내고,잠자리를 함께할 것인지 결정하는 주체도 여자입니다.
그럼 여성이 남성을 고를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최고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건강'이랍니다. 동물 세계에서도 수컷이 허약한 기색을 보이면 암컷은 얼른 꽁무니를 빼지요. '재력' 역시 중요하다고 합니다. 암컷이 새끼를 보호하고 부양할 넉넉한 수컷을 원하는 것과 같지요. '다재다능'도 선택의 기준 중 하나군요. 호사스러운 둥지를 디자인하고 흥을 돋우는 춤도 춰야 암컷이 관심을 갖는 원리와 상통합니다.
그의 결론에 따르면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의 순간을 기억하기에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가슴은 살아있는 박물관'이고,'가슴 속 박물관의 전시실이 아무리 좁고 조명이 흐릿하다 해도,우리가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순간들은 너무나 아름다운 규조류처럼 영원히 보존될 것'이라는 그의 견해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