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리모델링 공사를 마칠 예정인 서울 중구 정동 15-5에 있는 정동빌딩이 싱가포르계 자본에 팔린다. 최근 극동빌딩,강남ING타워 등 임대 수익률을 예상할 수 있는 빌딩 매각이 잇따랐지만,수익률이 불확실한 준공 전 대형빌딩이 매각된 것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동빌딩 개발시행사인 정동PFV는 싱가포르계 펀드인 '퍼시픽 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금액은 3.3㎡당 1600만원 이상으로 총 1870억원에 달한다.

서울 강남 오피스빌딩의 평균 매각가격이 3.3㎡당 1500만원 선이고 최근 팔린 강남ING타워가 3.3㎡당 1900만원 선에 매각된 것을 감안할 때,리모델링이 끝나지 않은 정동빌딩의 매각가격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정동PFV는 지난달 국내외 12개 투자사로부터 LOI(투자의향서)를 받았으며 이 중 6~7개사가 3.3㎡당 1550만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계 자본이 국내 오피스빌딩 시장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본이 국내 오피스 빌딩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붕괴된 일본 등 해외 오피스 빌딩시장에 비해 훨씬 경쟁력이 있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정동빌딩은 대지면적 3만9147㎡에 본관(지하5층,지상20층) · 사무관(지하5층,지상11층) 등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면 2개 동이 본관과 별관 등이 통합된다. 본관과 별관은 건물과 건물사이가 연결되는 새로운 형태의 건물로 재탄생된다.

이 빌딩은 오피스를 비롯한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이 갖춰진 복합건물로 거듭난다.

싱가포르=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