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굶주리는 북한주민, 남북통일 위해 기도"

이명박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한국 방문을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 베네딕토 16세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같이 "과거 분단국 출신인 베네딕토 16세가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을 방문해줄 것을 희망한다"며 방한을 초청했고, 베네딕토 16세는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주민의 고통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 있어 국제사회가 제재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가톨릭 교회가 남북통일과 분단국가의 화해,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많은 기도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베네딕토 16세는 "한국 가톨릭 교회의 성장세를 인상 깊게 듣고 있다"며 "현재 북한의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겠으나 식량난에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을 위해 가톨릭 교회가 할 수 있는 모든 기여를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베네딕토 16세는 또 "굶주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과 남북통일을 항상 마음에 두고 기도하겠다.

남북평화 문제는 함께 노력해 나가자"면서 "한반도 안정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가톨릭 교회와 기독교 교회들이 현 사회의 정신적 치유를 위해 인권보호 및 사회 기여에 나서고 있는 점을 잘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이후 각 나라 간에 혹은 각 나라 안에서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선진국이 역할을 해야 할 시대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고, 교황은 "동감한다.

특히 아프리카 등 빈곤국에 동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인도적 지원을 펼치며 인간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G8 확대정상회의에서 지혜를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경제위기 극복은 윤리적 가치와 동반돼야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사회정의와 평화, 평등과 부의 재분배를 도모할 수 있는 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각 나라들이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지금까지 두 차례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1984년 한국천주교 200주년을 맞아 처음 방한했고, 5년후 1989년 10월 세계성체대회 참석차 두번째 방한했다.

따라서 만약 베네딕토 16세가 이번에 방한하게 되면 20년여만에 한국방문이 이뤄지게 된다.

한국 대통령이 교황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이며 2002년 3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7년 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럽 순방 기간에 교황청을 방문해 교황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세계 평화와 인권 등 인류보편적 가치 수호를 위한 베네딕토 16세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지난 2월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시 교황 성하 이름으로 장례미사가 거행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베네딕토 16세 면담에 이어 베르토네 교황청 국무원장과 만나 한국 가톨릭교회의 발전상을 평가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베르토네 국무원장은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 및 기아 해소에 대해 교황청의 깊은 관심을 표명했고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 등 한국사회의 번영.발전에 가톨릭교회가 계속적으로 기여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바티칸연합뉴스) 추승호 이승우 기자 chu@yna.co.kr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