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기아 마을'이 생겼다.

미 CNN은 10일, 기업·공장의 집단 이전으로 '유령도시'가 된 미국의 한 마을이 한국 기아자동차의 현지공장 설립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조지아와 앨라배마주에 경계에 위치한 작은 마을 웨스트포인트(West Point)시는 최근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올해 말 기아차의 현지 자동차 생산공장 설립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웨스트포인트 시 당국은 4억 달러 규모의 세금 면제를 제시하는 등 기아차 공장 유치를 위해 힘써왔다. 이에 기아차는 총 12억 달러를 투입, 약 890만㎡ 규모의 공장을 설립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쏘렌토를 생산키로 결정했다.

이 덕분에 인구 3500명이 채 되지 않는 이 소도시의 곳곳에는 경기 회복조짐이 가득하다. 시내 곳곳에는 새로 유입될 인구를 맞기 위한 식당, 호텔 등 각종 건물공사가 한창이다. '수원갈비' '영스가든' 등 한글 간판을 건 한식당이 '피자헛' 'KFC' 등 미국 유명 패스트푸드업체를 밀어내고 매장이 있던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드류 퍼거슨 웨스트포인트시장은 "마을 전역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며 "우리는 농담삼아 웨스트포인트를 '기아 마을(Kia Vill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기반 설비(인프라)를 갖추고 도시 내 구획을 새로 나누는 등 (기아차의) 대량 생산체제를 지원하기 위한 작업들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퍼거슨 시장은 기아차의 공장 설립으로 인해 "향후 5년간 약 2만 명 이상의 고용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조지아주의 실업률은 9.7%, 미 전역의 6월 실업률은 9.5%이지만, 웨스트포인트시를 포함한 근방 5개 지역의 실업률은 8.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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