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횡단하는 데에는 작은 걸음들이 수백만 번 필요하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이 길의 한 부분이 되고 경험의 일부가 된다. '(라인홀트 메스너의 《내 안의 사막,고비를 건너다》 중)

인류 최초로 히말라야의 8000m급 14봉을 완등한 등반가 라인홀트 메스너.동상으로 발가락과 손가락을 거의 다 잃은 그는 60세 되던 해에 고비사막 횡단에 나섰다.

그린란드와 남극,티베트 등 전인미답의 극지를 누비던 그가 유럽의회 의원으로 5년간 '혹사'당한 뒤 자신을 추스르기 위해 떠난 마지막 '사막 걷기' 여행.

시간마저 멈춘 듯한 그 공(空)의 한가운데에서 삶의 짐을 내려놓고 자신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워지는 순간,그는 진정한 내면의 소리를 듣고 아름답게 나이 들어 가는 것의 의미를 깨닫는다. 이번 휴가 때에는 '살다 보면 누구나 에베레스트보다 더 높은 생의 고비를 만난다'는 그의 성찰과 함께 인생의 사막을 건너는 법을 찬찬히 생각해 볼 일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