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쿠터'가 등장했다.

클래식 스쿠터 '베스파'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모터사이클 제작사 '피아지오(PIAGGIO)'는 최근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3륜 스쿠터 'MP3'의 주요 사양과 출시계획을 밝혔다.

피아지오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이 스쿠터는 휘발유와 전기 두 가지의 동력으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다. 124cc 가솔린 엔진과 2kW 전기 모터를 동시에 사용한다. 운전자는 하이브리드 모드와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이는 '일렉트릭'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전기 모터를 이용해 후진까지 가능하다.

연비는 어마어마하다. 1리터로 무려 60㎞를 주행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동급의 가솔린 스쿠터가 ℓ당 26㎞안팎을 주행하는데 비해 두 배가 넘는 연비효율을 보인다. 탑재된 리튬이온전지는 가정용 220V 콘센트에 꽂아두면 약 5시간만에 완전히 충전된다.

이쯤 되면 귀가 솔깃해진다. 공짜나 다름없는 수준의 유지비에 베스파의 'DNA'가 흐르는 3륜의 세련된 외관. 1㎞당 40g에 불과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바로 가격이다.

오는 14일 로마, 8월에는 유럽 전역에 출시될 이 스쿠터의 판매 가격은 1만2500달러 선(약 1600만원)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같은 모델의 가솔린 버전이 7100~9000달러인데 비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내년 초에는 약 10%의 세금 감면 혜택을 업고 미국 모터사이클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존에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전기만을 동력으로 하는 엔진과 모터를 탑재) 스쿠터의 완성 전 개발단계인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일본의 야마하, 혼다 같은 유명 모터사이클 제작사들도 머지않아 양산형을 정식 출시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