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눈에띄게 쓰려면 下] 김소영 인크루트 선임컨설턴트 "너무 튀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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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관련없는 경험들 나열하지 마세요"
"'성장과정'은 가정교육이 아닌 구직자의 사고ㆍ문제해결 방식이 어떻게 길러졌는지 알기 위한 것"
열정만 강조하는 것은 '떼쓰는 것'과 다름없어, 회사 교수한 '양식' 벗어나면 창의적이더라고 휴지통 行
"'성장과정'은 가정교육이 아닌 구직자의 사고ㆍ문제해결 방식이 어떻게 길러졌는지 알기 위한 것"
열정만 강조하는 것은 '떼쓰는 것'과 다름없어, 회사 교수한 '양식' 벗어나면 창의적이더라고 휴지통 行
지난주에 이어 김소영 인크루트 선임컨설턴트가 자기소개서 작성의 비기(秘技)를 공개한다. 김 컨설턴트는 의외로 많은 구직자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자기소개서가 남보다 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발목을 잡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너무 천편일률적이지도 않게,그렇다고 '과유불급(過猶不及)'하지도 않는 것이 제대로 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기본 원칙이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구직자들이 오해하는 몇 가지를 알아보자.
◆단점도 솔직하게 고백한다?
'성격 장단점' 항목은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다. 과거에는 자기소개서를 솔직하게 쓰는 것이 최선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됐었다. 장단점을 가식적으로 꾸몄다가 앞뒤가 안 맞거나 면접 과정에서 들통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대로 개성을 강조하고 남들과 차별화시킨 자기소개서가 많다. 그렇다 보니 개선 가능성이 없는 단점까지도 마구 늘어놓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지만 단점은 특히 과유불급이다. 아무리 다른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업무 진행에 문제가 있거나 조직생활을 해치는 단점이 있다면 인사담당자는 일단 제외하고 보게 된다. 융화와 팀플레이가 필수인 회사 생활에서 "독단적인 성격이 있지만 기획력이 우수하고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한다"는 식의 표현을 한다면 떨어지기 십상이다. 단점을 쓰려면 장점 속에 숨어 있는 자신의 단점을 언급하고 이를 고쳐 나가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성장과정'은 가정교육 보기 위한 것?
자기소개서에서 '성장과정'은 대부분 맨 처음에 나온다. 구직자들은 성장과정란을 접하면 '좋은 환경 아래서 착실하고 큰 문제 없이 자라왔다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판단이다. 기업이 성장 과정을 보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성장 과정은 구직자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문제 해결 방식은 어떤 과정을 통해 길러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직무와 관련된 소양을 어릴 적부터 꾸준히 길러 왔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1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나,엄격하지만 자상하신 부모님의 가르침 아래 성실하게 자라왔으며 어릴 때부터 성실과 정직을 삶의 가치로 삼으셨던 부모님의 영향으로…'라는 식의 성장 과정은 결코 서류전형 통과에 도움이 안 된다.
◆경력과 경험은 다다익선?
별다른 사회생활 경험이나 경력이 적은 구직자는 콤플렉스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왠지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지원하는 직무와 관련성 없는 경험들을 잔뜩 나열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업은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만능맨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다. 디자이너를 채용하는데 텔레마케팅 경험을 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험과 경력을 보는 것은 해당 직무와 관련 있는 능력을 얻기 위해 얼마나 준비했고,어느 정도의 역량을 갖췄는지를 보기 위함이다. 경험과 경력 역시 양보단 질이 중요하다.
동종 업계에서 인턴생활을 했다거나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식의 해당 직무 분야 거짓 경력을 쓰는 것도 절대 금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업계 인사담당자들끼리는 교류가 많아 웬만한 거짓 경력은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길게 꽉 채워야 성의있어 보인다?
구직자들은 자기소개서를 길게 써야 성의있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글자 수나 분량 제한을 주더라도 꽉 채워서 제출해야 하며 빈 공간이 있으면 성의나 열의가 없는 지원자로 비쳐져 인사담당자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건 양이 아니라 '내용의 질'이다. 길지 않더라도 인사담당자가 꼭 알았으면 하는 알맹이를 적어야 한다. 너무 짧아 정말 취업 의지가 없는 것처럼 비쳐지면 곤란하겠지만 구구절절 만연체로 풀어놔서 핵심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자기소개서는 인사담당자를 지치게 한다.
가급적이면 주어진 면의 4분의 3 이상을 채우는 수준에서 행간이나 띄어쓰기,단락 구분 등을 적절히 사용해 읽는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열정'을 강조하면 감동한다?
'뭐든 맡겨만 주십시오''잘 모르지만 배워가며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식의 자기소개서는 탈락 1순위다. 이런 문구는 자기소개서에 대한 대표적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열정도 분명히 평가의 중요한 잣대이긴 하지만 최소한의 역량과 기본 스킬조차 갖추지 않고 열정만을 강조하는 것은 '떼쓰는 것'과 다름없다.
자기소개서에서 해당 산업에 대한 기본적 지식과 해당 분야에 대한 업무 지식 등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기업이 직원을 선발할 때 주요 기준 중 하나는 '가르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가'다. 열의는 대단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야 하는 직원은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 양식은 살짝 벗어나도 된다?
창의적인 개성이 묻어난 튀는 자기소개서가 서류전형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도 지원 회사가 요구하는 자기소개서 양식을 어기면서까지 튀는 것은 곤란하다.
상당수의 구직자들이 '양식'을 벗어나더라도 독특하고 재미있게 써야 인사담당자의 눈에 들 것이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아무리 개성 있고 창의적이더라도 '자사 양식'에서 벗어난 자기소개서는 바로 휴지통행이다. 정해진 잣대를 지키지 않는 것은 입사 후 조직 생활에 적합한 인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산전수전 경험자를 선호한다?
간혹 자기소개서를 인생역정,또는 지나온 삶에 대한 고백처럼 여기는 구직자가 있다. 어렵고 험난했던 과거를 구구절절 나열하며 이야기를 풀어놓는 사람이다. 자기소개서는 기업에 취업할 목적으로 쓰는 글이지 인생고백서가 아니다.
흔히 겪을 것을 다 겪어본 사람처럼 보이면 무슨 일이든지 잘 할 것으로 여겨져 채용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판단은 착각이다. 너무 굴곡이 많은 구직자는 다른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기피 대상으로 비쳐지곤 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단점도 솔직하게 고백한다?
'성격 장단점' 항목은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다. 과거에는 자기소개서를 솔직하게 쓰는 것이 최선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됐었다. 장단점을 가식적으로 꾸몄다가 앞뒤가 안 맞거나 면접 과정에서 들통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대로 개성을 강조하고 남들과 차별화시킨 자기소개서가 많다. 그렇다 보니 개선 가능성이 없는 단점까지도 마구 늘어놓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지만 단점은 특히 과유불급이다. 아무리 다른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업무 진행에 문제가 있거나 조직생활을 해치는 단점이 있다면 인사담당자는 일단 제외하고 보게 된다. 융화와 팀플레이가 필수인 회사 생활에서 "독단적인 성격이 있지만 기획력이 우수하고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한다"는 식의 표현을 한다면 떨어지기 십상이다. 단점을 쓰려면 장점 속에 숨어 있는 자신의 단점을 언급하고 이를 고쳐 나가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성장과정'은 가정교육 보기 위한 것?
자기소개서에서 '성장과정'은 대부분 맨 처음에 나온다. 구직자들은 성장과정란을 접하면 '좋은 환경 아래서 착실하고 큰 문제 없이 자라왔다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판단이다. 기업이 성장 과정을 보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성장 과정은 구직자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문제 해결 방식은 어떤 과정을 통해 길러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직무와 관련된 소양을 어릴 적부터 꾸준히 길러 왔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1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나,엄격하지만 자상하신 부모님의 가르침 아래 성실하게 자라왔으며 어릴 때부터 성실과 정직을 삶의 가치로 삼으셨던 부모님의 영향으로…'라는 식의 성장 과정은 결코 서류전형 통과에 도움이 안 된다.
◆경력과 경험은 다다익선?
별다른 사회생활 경험이나 경력이 적은 구직자는 콤플렉스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왠지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지원하는 직무와 관련성 없는 경험들을 잔뜩 나열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업은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만능맨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다. 디자이너를 채용하는데 텔레마케팅 경험을 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험과 경력을 보는 것은 해당 직무와 관련 있는 능력을 얻기 위해 얼마나 준비했고,어느 정도의 역량을 갖췄는지를 보기 위함이다. 경험과 경력 역시 양보단 질이 중요하다.
동종 업계에서 인턴생활을 했다거나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식의 해당 직무 분야 거짓 경력을 쓰는 것도 절대 금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업계 인사담당자들끼리는 교류가 많아 웬만한 거짓 경력은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길게 꽉 채워야 성의있어 보인다?
구직자들은 자기소개서를 길게 써야 성의있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글자 수나 분량 제한을 주더라도 꽉 채워서 제출해야 하며 빈 공간이 있으면 성의나 열의가 없는 지원자로 비쳐져 인사담당자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건 양이 아니라 '내용의 질'이다. 길지 않더라도 인사담당자가 꼭 알았으면 하는 알맹이를 적어야 한다. 너무 짧아 정말 취업 의지가 없는 것처럼 비쳐지면 곤란하겠지만 구구절절 만연체로 풀어놔서 핵심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자기소개서는 인사담당자를 지치게 한다.
가급적이면 주어진 면의 4분의 3 이상을 채우는 수준에서 행간이나 띄어쓰기,단락 구분 등을 적절히 사용해 읽는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열정'을 강조하면 감동한다?
'뭐든 맡겨만 주십시오''잘 모르지만 배워가며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식의 자기소개서는 탈락 1순위다. 이런 문구는 자기소개서에 대한 대표적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열정도 분명히 평가의 중요한 잣대이긴 하지만 최소한의 역량과 기본 스킬조차 갖추지 않고 열정만을 강조하는 것은 '떼쓰는 것'과 다름없다.
자기소개서에서 해당 산업에 대한 기본적 지식과 해당 분야에 대한 업무 지식 등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기업이 직원을 선발할 때 주요 기준 중 하나는 '가르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가'다. 열의는 대단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야 하는 직원은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 양식은 살짝 벗어나도 된다?
창의적인 개성이 묻어난 튀는 자기소개서가 서류전형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도 지원 회사가 요구하는 자기소개서 양식을 어기면서까지 튀는 것은 곤란하다.
상당수의 구직자들이 '양식'을 벗어나더라도 독특하고 재미있게 써야 인사담당자의 눈에 들 것이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아무리 개성 있고 창의적이더라도 '자사 양식'에서 벗어난 자기소개서는 바로 휴지통행이다. 정해진 잣대를 지키지 않는 것은 입사 후 조직 생활에 적합한 인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산전수전 경험자를 선호한다?
간혹 자기소개서를 인생역정,또는 지나온 삶에 대한 고백처럼 여기는 구직자가 있다. 어렵고 험난했던 과거를 구구절절 나열하며 이야기를 풀어놓는 사람이다. 자기소개서는 기업에 취업할 목적으로 쓰는 글이지 인생고백서가 아니다.
흔히 겪을 것을 다 겪어본 사람처럼 보이면 무슨 일이든지 잘 할 것으로 여겨져 채용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판단은 착각이다. 너무 굴곡이 많은 구직자는 다른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기피 대상으로 비쳐지곤 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