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547만명→올 3월 2만2천900명

사실상 정규직과 다름없던 기간제 근로자들이 비정규직법의 기간 제한 적용을 앞두고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한국노동연구원 남재량 연구위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연구보고서 `비정규 근로의 동태적 특성 및 시사점'에 따르면 작년 3월 22만8천800명이던 반복갱신근로자는 올해 3월 2만2천900명으로 무려 20만5천900명이나 감소했다.

반복갱신자는 같은 직장에서 계약을 수년간 관행적으로 되풀이해 정규직 근로자와 비슷한 대우를 받는 근로자로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는다.

2007년 3월 547만명에 달했던 이들이 통계에서 급감한 주요 원인은 같은 해 7월 법이 시행되면서 사용자들이 서둘러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 연구위원은 근로자를 추적하는 유량분석을 한 결과, 이번에도 1년 새 20만여명이 줄어든 것이 정규직으로의 순유출이었다고 설명했다.

3월 조사에서 정규직으로 옮겨간 근로자의 76.4%가 근속기간이 2년 이상이고 근로조건도 정규직과 대등하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반복갱신자 상당수가 이들에 포함됐다는 것.
남 연구위원은 "정규직과 다름없는 비정규직이 형식적으로 정규직으로 바뀐 것이라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고용기간이 2년으로 제한되는 일반 기간제 근로자는 작년 3월 229만3천명에서 올해 3월 317만8천명으로 26만6천명 늘었다.

남 연구위원은 "정규직에서 기간제로 유입된 이들이 많은데 이들 가운데 근속기간 1년 미만이 44.1%로 매우 높다"며 "이는 실직이나 전직을 통해 기간제로 옮겨왔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는 근속기간이 짧아 사용기간 2년 제한에서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근로자를 활용해 비정규직법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있다"며 "기간제 근로자 고용이 과거보다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