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무심하게 지나쳐 본 스크린골프장.그저 "유행을 타는가보다"라고 생각한 우리와 달리 '돈되는 시장'으로 주목한 사람이 있었다. 세계 3대 프로젝터 메이커인 대만 옵토마의 테리 쿼 아시아담당 총괄사장(46 · 사진).몇년 전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곳곳에 세워진 스크린골프장을 보며 "이거다!"하고 무릎을 쳤다. 대만에 돌아간 그는 한국 스크린골프장에 공급하기위한 프로젝터 사업에 올인했다. 값은 내리고 대신 화질 등 성능은 대폭 개선한 제품을 개발,올 하반기께 출시할 예정이다.

그는 담뱃갑 크기로 휴대폰에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영화나 TV를 볼 수 있는 휴대용 프로젝터 '피코'도 자랑했다. 피코는 지난해 옵토마가 선보인 전략제품으로 쿼 사장은 진화된 피코를 내년 께 한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쿼 사장은 "한국 시장은 성장속도에 비해 프로젝터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잠재력이 풍부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집에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TV를 두고 보지만 프로젝터를 사용해 더 큰 화면으로 영화나 스포츠경기를 볼 생각을 아직 안한다는 얘기다.

사업차 한국을 자주 찾는다는 쿼 사장은 태권도 사랑에 푹 빠져있다. 대학교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최근엔 6살 난 아들에게도 태권도를 가르칠 정도이다. 이날 프로젝터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사용한 사진도 태권도복을 입고 발차기하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는 대만에서 프로젝터 신제품 발표회때 태권도복을 싸가지고 나간다. 발표회 전 태권도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서란다. 그 덕에 대만 기자들로부터 '태권도맨'이란 별명도 얻었다. 왜 태권도일까. 그는 "태권도 정신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태권도에서 강조하는 혁신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