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에서 행한 연설에서 다시 한국을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첫 방문국인 가나 의회 연설에서 "내가 태어났을 때 케냐와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국보다 1인당 경제 규모가 더 컸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추월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뿌리를 두고 있는 케냐를 거론하며 "1950년대 내 선친이 미국으로 유학 왔을 당시 케냐의 1인당 국민소득과 국내총생산(GDP)은 한국보다 높았다"며 하지만 "오늘날 한국은 매우 발전하고 부유한 나라로 변신했지만 케냐는 여전히 심각한 빈곤에서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직면한 현실을 개탄하며 "질병과 갈등이 아프리카 대륙을 황폐화시켰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 첫 아프리카 방문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미래는 아프리카인들의 손에 달려 있다"며 "아프리카인들이 폭정과 부정부패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다르푸르와 소말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량 학살 및 기근을 막기 위해 미국이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도 아프리카 국가들이 경제 성장을 위해 본받아야 할 국가 모델로 한국을 꼽았다.

한국이 투명성과 책임성,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는 일련의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만큼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국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후보 시절은 물론 대통령 취임 이후 수차례에 걸쳐 경제 발전의 모범 사례로 한국을 언급한 바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