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어닝 시즌에 돌입하면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2분기 깜짝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지난 한 주동안 7.32% 급등한데 비해 코스피 지수는 0.6%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 지수는 포스코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13일에도 하락세를 나타내며 나흘 연속 조정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5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1.48포인트(1.50%) 내린 1407.14를 기록하고 있다.
어닝 시즌에 돌입하면서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을 확인하고 넘어가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이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서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어닝 시즌에 걸쳐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그간 증시를 지탱해 온 실적 개선 기대감이 현실로 나타날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주변 자금의 흐름도 방향성을 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주식형펀드(ETF제외)로 자금이 유입되던 흐름이 주춤하면서 순유출로 전환, 엿새 연속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증시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4월 중순 고점인 16조원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6월 말부터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며 8000억원 가량 증가한 13조1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잠재적 매도세력으로 여겨지는 신용잔고도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며 6월 중순 이후 15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정 연구원은 "어닝 시즌이 지나기 전까지 증시는 상승 탄력을 확대하기 보다 하단을 지지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관건은 2분기 기업실적의 실제치가 시장을 이끌어왔던 실적 개선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여부"라며 "이와 더불어 3분기 혹은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업들의 코멘트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어닝 시즌은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증시 방향성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헷갈리는 장세지만 기다리기 보다 지금 편입비중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수경기가 정부부양 효과로 인해 호전되고 있는데 비해 미국 등 선진국 경기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발목을 잡히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볼 때 앞으로 두 세 달 뒤에 미국경기가 회복되는 것으로 확인하고 나서 주식을 사기보다는 엇갈린 신호가 발생하고 있는 지금이 주식매수에는 적기"라고 조언했다.
강 팀장은 "한국 및 미국경제 성장률, 기업실적증가율과 같은 주요 지표들은 올 4분기에 발표될 자료들이 가장 좋은 신호를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주가가 이에 선행한다는 점에서 매수타이밍은 몇 달 뒤가 아닌 지금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실적개선과 기관선호도가 뚜렷한 IT(정보기술), 자동차, 인터넷 관련주에 이어 하반기에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비한 헤지 차원의 에너지 소재주 비중에 대한 확대, 통화 유동속도 개선에 근거한 은행, 증권 등 유동성 민감주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한다고 밝혔다 .
대우증권도 "시장이 좁은 박스권 움직임을 지속한다면 IT와 자동차 등 실적 모멘텀이 좋은 대형주에 집중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의 대안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