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유럽순방 마지막 날인 13일 스웨덴에서 기자간담회,동포간담회 등을 잇달아 갖고 대북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G8확대정상회의 뒷 얘기들을 들려줬다.

◆각국 정상에 대한 평가

이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G8확대정상회의 뒷얘기를 들려주며 각 정상에 대한 평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주최국인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불과 몇 달 전 지진피해를 입은 라퀼라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에 대해 "두세 달도 안되는 기간에 준비를 잘했다. 1주일에 두 번 와서 진두지휘를 했는데,기업인 출신이어서 잘 한 것 같다. 정말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케냐 출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면서 선진국으로서 기아의 나라를 돕는다는 당연한 의무를 넘어 아프리카에 강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회의 도중 갑자기 이 대통령의 손을 잡고 한참 흔들어 깜짝 놀랐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식량안보 세션에서 내 말이 끝나자 마자 가만히 있던 카다피 원수가 내 손을 잡더니 막 흔들며 뭐라고 하더라"며 "알아 듣지는 못했고 어느 대목인지 모르지만 내말에 굉장히 감동을 받은 것 같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북한 주민 고통 가슴 아프다"

이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면 한국은 세계와 손 잡고 농사를 짓는 법,세계와 경제 교류하는 법을 전해주고 싶다"며 "(그러면)북한이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일어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 "이번 G8확대정상회의에 참여하는 동안 북한 문제가 가슴에 와 닿았다"며 "북한 주민을 걱정하고 자립시키기 위해 진심으로 도울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국제사회는 보상하는 관행을 되풀이했는데 비료와 식량을 준다고 남북 관계가 잘된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을 도우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무장으로 나왔기 때문에 (대북지원금 전용)의혹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강하게 나오는 것은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고 회담에 나오게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스톡홀름(스웨덴)=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