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도매가격이 집중호우로 인해 주말을 거치면서 최고 162%까지 폭등했다. 채소 주산지인 강원 · 경기 등 중부지방과 시설작물 재배지인 남부지방의 농지가 유실되거나 수확이 더뎌져 공급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대형 마트 등의 채소 소매가격은 아직 큰 변동이 없지만 이번 주 중반 이후부턴 가격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13일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상품(上品) 기준 양상추(8㎏) 경매가격은 이날 1만7000원으로 직전 경매일인 지난 11일(6500원)에 비해 162% 뛰었다. 1년 전(8000원)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높다. 시금치(4㎏)는 1만7038원으로 11일보다 89% 올랐고,상추 적엽(4㎏)은 1만9283원으로 63% 상승했다.

청경채(4㎏)는 126% 급등한 1만5150원에 거래돼 1년 전(4979원)에 비해선 3배 이상 뛰었다. 또 배추,아욱,오이 등도 지난 11일에 비해 20~90% 올랐다. 경매 물량도 한 달 전 9037t이던 것이 13일에는 7355t에 그쳤다.

이는 지난주 장마전선이 중 · 남부 지역을 오르내리며 집중적으로 비를 뿌려,주요 산지의 농지가 유실되고 비닐하우스에 물이 차는 등 피해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또 장마철 채소 공급이 줄어들 것을 예상해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가수요가 붙은 것도 한 요인이다.

강원도 채소 산지 관계자는 "마을의 비닐하우스마다 절반씩 물이 차올랐다"며 "이번 주 말엔 채소 가격이 100% 이상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 마트의 채소 소매가격은 산지 피해가 반영되지 않아 아직은 보합세다. 이마트에서 배추 1통은 1250원으로 지난 11일보다 70원 오르는 데 그쳤고,상추 적엽(150g)은 1180원,양상추(650g)는 1450원으로 동일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목요일(16일)께 가격 상승분이 반영돼 엽채류 가격이 20~30% 오를 전망"이라며 "일부 품목은 행사를 통해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김문수 야채 바이어도 "주말에 채소류 반입량이 20~40% 감소했다"며 "피해가 적은 충청 지역의 농민과 농협을 연계해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