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13일 예상대로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주가는 이를 선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아 이날 급락한 다른 간판주들에 비해 선방했다.

포스코는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기업설명회(IR)에서 2분기 영업이익(단독 기준)이 1705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54.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6조3440억원에 그쳐 전분기보다 2.0% 줄었지만 순이익은 4310억원으로 32.6% 증가했다. 전년 동기에 비하면 영업이익은 91% 감소한 수준이며,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5.4%와 70.8%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포스코의 실적 감소는 지난 5월 원재료 가격 인하분을 반영하지 않은 채 강판 가격을 먼저 내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동희 포스코 사장은 이날 IR에서 "원료 가격 하락분이 본격 반영되기 전인 지난 5월 제품별로 내수 가격을 최고 20% 인하했고,해외 시장 경쟁 심화로 평균 수출 가격도 1분기보다 54.4%나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판의 원료가 되는 철광석과 유연탄 가격이 이 기간 각각 t당 90달러와 300달러에서 60달러,129달러로 떨어졌는데 당시 판매한 철강 제품은 내리기 전에 수입한 원재료를 사용하면서 이익폭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이미 지난 5월부터 주가에 먼저 반영돼 이날 주가는 1.26%(5500원) 내린 43만원으로 거래를 마쳐 코스피지수 하락폭(3.53%)보다 적게 떨어지며 선방했다.

포스코 측은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는 실적이 상승,연간으로는 가파른 'V자'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영업이익은 3분기에 2분기의 4.8배인 8240억원,4분기엔 1조2360억원에 달해 연간으로는 2조6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이 같은 회사 측 전망대로 3분기부터 원재료 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 인하 전에 비싸게 수입했던 원재료가 모두 소진돼 앞으로는 싼 가격에 수입한 원재료로 강판을 만들어 팔게 되면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김경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세계경기 회복 추세에 따라 철강 가격도 상승세를 보여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최대 8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은 4분기께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2분기 실적을 자세히 분석해야겠지만 포스코의 목표주가는 기존 51만원 선에서 큰 변동은 없을 것이며 투자의견 '매수'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사장은 대우건설 인수문제와 관련,"포스코건설이 잘하고 있어 인수에 큰 메리트는 없다"면서도 "대우건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쳐다는 볼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 사장은 또 해외 철강기업 인수 · 합병(M&A)에 대해 "철광석 등 원료 광산 인수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고,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재작년까지 자사주를 5년간 매입했지만 올해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