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증시 '디커플링' 부담… 외국인 매물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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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일만에 60일선 아래로 추락
'실적장세' 주춤… 박스권 하단은 지킬듯
'실적장세' 주춤… 박스권 하단은 지킬듯
미국 금융업계의 추가 부실 우려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13일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에 20일 만에 다시 60일선(1391) 아래로 추락했다. 외국인은 현 · 선물을 합쳐 9000억원 넘게 매물을 내놓아 주가 하락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미 금융시장발 불안심리가 확산될 경우 2분기 실적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선진 증시와 달리 강세를 지속했던 아시아 이머징 시장의 디커플링(차별화) 현상도 일단락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추가 악재가 돌출되지 않는 한 주가는 박스권 하단인 1360선 수준에서 1차 지지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기관 손절매 물량도 부담
지난 주말 뉴욕 증시의 약세 소식에 소폭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30분을 넘기면서 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미국의 20위권 은행인 CIT그룹이 파산보호 신청 준비에 들어갔다는 외신 보도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약화시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췌장암으로 와병중이란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시적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외국인은 이날 현물 시장에서 2300억원가량,선물 시장에서도 7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선물 매물의 영향으로 프로그램도 2300억원 가까이 순매도로 끝났다. 여기에 기관의 로스컷(손절매) 물량까지 겹치면서 지수는 50.50포인트(3.53%) 급락한 1378.12로 마감했다. 하락폭 기준으로는 연중 두 번째,하락률로는 올 들어 다섯 번째로 컸다.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은행(-5.99%) 기계(-5.08%) 업종 등의 낙폭이 컸다. 이날 급락으로 지수는 지난달 23~25일 이후 20일 만에 60일선 아래로 밀렸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이후 선진 증시의 약세에도 한국 중국 대만은 상승세를 지켜 왔다"며 "선진국 경제의 소비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미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치자 아시아 이머징 증시만 강세를 이어가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시장이 유동성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가면서 박스권 상향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던 기대감은 크게 퇴색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발성 악재가 사라지면 역시 2분기 실적 발표가 다시 중요한 변수로 부각될 것"이라며 "하지만 실적 기대감이 이미 높아져 있는 상황이어서 삼성전자 수준의 '깜짝 실적'이 연이어 나오지 않는다면 주가는 상승쪽으로 방향을 잡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스권에서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증시 분석가들은 추가 악재가 불거지지 않을 경우 5월 이후 지속돼 온 지수 1360~1440의 박스권을 크게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기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술적 분석상 기간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박스권 하단에 대한 지지력을 키워왔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안정되면 반등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당분간 시장을 이끌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려워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의견이 많은 편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 달 이상 지속됐던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이 마무리되고 몇 개월간은 글로벌 증시와의 동조화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오 팀장은 "미국의 수요 회복이 더딘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1~2개월간 국내 증시는 기대수익률은 낮은 반면 위험은 확대되는 상황이므로 현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는 마무리 단계여서 향후 선물을 되사들일 경우 프로그램 매수세가 기대된다는 점은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지적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만기 때 이월된 물량을 포함하면 외국인의 선물 누적 순매도는 5만8000계약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어서 거의 매물이 소진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 연구원은 "선물 매매는 일회성 이슈에 크게 좌우되므로 해외발 악재가 진정되면 환매수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현물시장의 프로그램 매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에 20일 만에 다시 60일선(1391) 아래로 추락했다. 외국인은 현 · 선물을 합쳐 9000억원 넘게 매물을 내놓아 주가 하락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미 금융시장발 불안심리가 확산될 경우 2분기 실적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선진 증시와 달리 강세를 지속했던 아시아 이머징 시장의 디커플링(차별화) 현상도 일단락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추가 악재가 돌출되지 않는 한 주가는 박스권 하단인 1360선 수준에서 1차 지지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기관 손절매 물량도 부담
지난 주말 뉴욕 증시의 약세 소식에 소폭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30분을 넘기면서 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미국의 20위권 은행인 CIT그룹이 파산보호 신청 준비에 들어갔다는 외신 보도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약화시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췌장암으로 와병중이란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시적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외국인은 이날 현물 시장에서 2300억원가량,선물 시장에서도 7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선물 매물의 영향으로 프로그램도 2300억원 가까이 순매도로 끝났다. 여기에 기관의 로스컷(손절매) 물량까지 겹치면서 지수는 50.50포인트(3.53%) 급락한 1378.12로 마감했다. 하락폭 기준으로는 연중 두 번째,하락률로는 올 들어 다섯 번째로 컸다.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은행(-5.99%) 기계(-5.08%) 업종 등의 낙폭이 컸다. 이날 급락으로 지수는 지난달 23~25일 이후 20일 만에 60일선 아래로 밀렸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이후 선진 증시의 약세에도 한국 중국 대만은 상승세를 지켜 왔다"며 "선진국 경제의 소비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미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치자 아시아 이머징 증시만 강세를 이어가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시장이 유동성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가면서 박스권 상향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던 기대감은 크게 퇴색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발성 악재가 사라지면 역시 2분기 실적 발표가 다시 중요한 변수로 부각될 것"이라며 "하지만 실적 기대감이 이미 높아져 있는 상황이어서 삼성전자 수준의 '깜짝 실적'이 연이어 나오지 않는다면 주가는 상승쪽으로 방향을 잡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스권에서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증시 분석가들은 추가 악재가 불거지지 않을 경우 5월 이후 지속돼 온 지수 1360~1440의 박스권을 크게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기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술적 분석상 기간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박스권 하단에 대한 지지력을 키워왔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안정되면 반등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당분간 시장을 이끌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려워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의견이 많은 편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 달 이상 지속됐던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이 마무리되고 몇 개월간은 글로벌 증시와의 동조화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오 팀장은 "미국의 수요 회복이 더딘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1~2개월간 국내 증시는 기대수익률은 낮은 반면 위험은 확대되는 상황이므로 현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는 마무리 단계여서 향후 선물을 되사들일 경우 프로그램 매수세가 기대된다는 점은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지적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만기 때 이월된 물량을 포함하면 외국인의 선물 누적 순매도는 5만8000계약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어서 거의 매물이 소진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 연구원은 "선물 매매는 일회성 이슈에 크게 좌우되므로 해외발 악재가 진정되면 환매수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현물시장의 프로그램 매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