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중부 지방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12일 한강의 물살이 최근 10년 사이 가장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팔당댐의 초당 방류량이 12일 오전 8시30분 6246t을 기록하다 불과 8시간30분 후인 오후 5시 1만5438t으로 147% 증가했다.팔당댐 방류량이 이처럼 단시간에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관련 자료가 확보된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이다.그 동안 최고 기록은 2006년 7월15일 오후 4시 6425t에서 이튿날 오전 6시 1만8383t으로 186% 증가할 때까지 14시간이 소요된 것.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방류량이 급증한 것은 팔당댐 상류의 한강수위가 급속히 상승하고 유속도 급격히 빨라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팔당댐 하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팔당댐이 흘려보내는 수량이 급증한 이유는 평소 발전(發電)을 위해 최고 담수량인 2억4400만t의 90~95%를 가둬놓는 상황에서 당일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 지방에 200~300㎜의 폭우가 쏟아졌기 때문이다.또 상류의 청평댐과 의암댐의 저장 용량이 턱없이 낮은 점도 팔당댐 방류량을 증가시킨 원인이라고 한강사업본부 측은 분석했다.

반면 이처럼 팔당댐 방류량이 급증했음에도 한강변 시설물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한강사업본부는 한강의 수량이 늘어나자 당일 오전 8시께 한강변 매점 5개,화장실 73개,초소 17개,매표소 16개,창고 56개,그늘막 36개,수영장 기계실 6개 등 209개 시설물을 3시간여 만에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집중호우로 반포한강공원의 나무 26그루와 잔디 140㎡ 등 일부 시설물만 훼손됐을 뿐 거의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