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금리 등의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다고 언급,유동성 확대 일변도인 현 통화정책의 수정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는 경기부양을 위한 응급조치로 많은 자금이 풀리면서 인플레와 자산버블 등이 나타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14일 '통화긴축 국제비교 보고서'를 통해 "통화 확대공급 정책은 기본적으로 유지하되 금리와 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유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됐다고 판단될 경우 즉각적으로 금리나 지준율을 인상,시중 자금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오로지 경기부양만을 목적으로 돈을 계속 풀어왔지만 이제부터는 경기부양과 함께 인플레 등 경제 전반을 감안해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리둥룽 인민은행 행장조리(부행장급)는 "은행들은 대출 목표를 적절히 통제하고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신규 대출은 올 상반기 7조3600억위안으로 정부의 올 한해 목표치 5조위안보다 50% 가까이 더 풀렸다. 이에 따라 △인플레와 은행의 부실채권 증가 우려가 커지고 △부동산 증시 등 자산시장에 버블이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또 신규 대출의 20%는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자산버블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민은행이 그러나 유연한 금융정책을 강조하면서도 통화확대의 기조는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경기회복세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는 현실론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