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코스닥기업들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이는 우량 중소 · 중견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CB 등을 발행한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코스닥시장에서 산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산업은행의 코스닥기업 CB · BW 신규 인수는 모두 7건(535억원)으로,이 가운데 6건(495억원)은 2분기에 이뤄졌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산은의 투자가 단 1건(22억원)에 그쳤던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비상장기업과 금감원에 의무공시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 기업까지 합치면 투자 규모는 훨씬 많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산은은 코스닥시장이 지지부진하던 지난달 이후 CB · BW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모젬(15억원) 비에이치(50억원) 사이버다임(30억원) 주성엔지니어링 (200억원)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150억원) 등이 지난달 이후 투자한 종목들이다.

이 같은 투자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 출신인 민유성 행장의 독려에 의한 것으로,중소기업에 대한 단순 자금 지원만이 아니라 경영참여와 주식 시세차익을 고려한 다목적 포석에 따른 것이라는 게 산은 측의 설명이다.

산은 관계자는 "올해 중소기업 지원자금은 총 12조원이 책정됐지만 CB나 BW 인수를 목적으로 한 투자자금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며 "일선 지점의 판단에 따라 본점 승인을 거쳐 투자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산은의 CB · BW 투자는 해당 종목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은이 지난달 17일 30억원어치의 BW를 매입한 사이버다임의 경우 이후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해 이날까지 20%나 올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투자한 기업은 일반적으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게 마련"이라며 "산은의 코스닥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수록 시장에서 '산은 파워'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