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학,설계,구조공학,첨단신소재,금속간화합물….골프볼 클럽 골프화 등 골프 용품에는 '과학'이 녹아들어 있다. 볼을 좀더 멀리 날리거나 더 잘 세우고 잘 치기 위해서 과학의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15세기 스코틀랜드에서 주로 감나무를 깎아 만든 채로 나무공을 날리던 시대에서 클럽 헤드와 샤프트,볼 소재에 최첨단 과학을 접목하는 시대가 됐다. 골프 용품업체들은 '관성의 법칙'을 응용,드라이버 퍼터 등 첨단 골프 클럽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드라이버 헤드 크기를 제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 규정에 따라 한계에 부딪혔고 최근에는 헤드의 형태를 바꾸고 헤드의 뒤쪽 무게를 조절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클럽 헤드로는 항공기 소재인 티타늄에 이어 복합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클럽의 성능 중 70% 이상을 좌우하는 샤프트는 골퍼의 신체와 임팩트 지점을 연결해주는 지지대 역할을 한다. 일반 골퍼도 시속 150㎞ 이상의 속도로 임팩트를 주기 때문에 순간 엄청난 충돌에 의한 충격을 헤드를 통해 볼에 전달함과 동시에 신체를 자극한다. 이 같은 완충 역할을 위해 탄소섬유 등 탄소복합재료가 사용되는 추세다. 퍼터의 경우 볼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무게를 좀더 늘리는 쪽으로 장비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수의 골퍼는 볼에 대해 '부드러운 타구감으로 더 멀리 날리고 싶다'는 기대가 있다. 여기에 적용되는 게 물체의 회전운동에 대한 관성의 크기를 나타내는 관성모멘트다. 이 수치가 크면 볼이 회전하는 원인인 사이드 스핀양이 준다. 또한 관성모멘트가 큰 클럽은 타점이 상대적으로 덜 정확하게 맞아도 똑바로 날아가는 성질이 있다. 볼도 마찬가지다. 관성모멘트가 클수록 똑바로 멀리 날아간다.

던롭의 '젝시오 수퍼XD'볼은 초극박 커버 기술을 활용해 관성모멘트를 키운 게 특징이다.

골프화는 안정적인 자세 유지를 위해 신발 바닥에 박힌 스파이크를 금속제로 만드는 경우가 줄어들고 고무 등의 재질을 이용한 제품이 늘고 있다. 골프화는 또 땀을 흡수하고 공기가 잘 통하는 첨단기술이 많이 적용되고 있다. 국산 골프화업체인 이글아이드는 신발 바닥 안쪽을 10도 정도 기울여 스웨이(기울어짐)를 방지한다.

전문가들은 "골프업체들이 첨단 과학 경쟁에 뛰어들면서 골프 장비의 진화에 가속도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