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의 '보는 휴대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HD TV급 초고화질 휴대폰을 내놓자, LG전자는 영화관 화면 비율에 세계 최대 크기 디스플레이를 갖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다음달께 유럽을 시작으로 블랙라벨 4번째 제품(BL40)을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출시될 이 제품은 4인치 대형 풀터치스크린에, 21대9 화면 비율의 획기적인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화질도 WVGA(800X345픽셀)급이다.

이는 영화관 화면 비율을 그대로 옮겨 온 것이며, 기존 와이드 액정을 표방한 16대9 비율 제품에 비해서도 훨씬 '와이드'하다.

또 긁어도 흠집이 나지 않는 강화 유리를 전면에 장착했다.

블랙라벨 시리즈는 초콜릿, 샤인, 시크릿으로 이어져 온 LG전자의 대표적인 휴대폰 라인업이며, 이번 제품은 디자인에 더해 '보는 기능'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꿈의 화질'을 표방하며 내놓은 글로벌 전략폰 '제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제트의 경우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AMOLED가 LCD보다 훨씬 선명하고 자연색을 거의 100%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마찬가지로 AMOLED에 3.7인치 대화면의 '옴니아2'도 오는 9월께 내놓을 예정이다 .

반면 LG전자는 AMOLED 대신 와이드 화면을 승부수로 선택했다.

휴대폰 업계가 이처럼 '보는' 기능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그래픽 구현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뒷받침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분석기관 로아그룹의 윤정호 책임연구원은 "1년 전에 비해 휴대폰에서 그래픽을 구현하는 능력이 최대 5배 가량 강화됐다"면서 "발전한 하드웨어 기술을 적극 확용할 수 있는 컨텐츠로서 영상 기능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이어 "이제는 '폰'이란 이름이 무색해져 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미 휴대미디어로 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