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K씨는 운전경력 20년의 베테랑이다. 하지만 지난 겨울 빙판길에서 차가 옆으로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박는 대형사고를 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지금도 뭐가 문제였는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제동과 조향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일반 도로에서는 별 문제가 없지만 경사가 심한 도로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빙판길 등을 운전할 때는 아무리 운전경력이 화려한 운전자라 할지라도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섀시통합제어시스템(MICS)은 이런 고민을 해결해준다.

MICS(Mobis Integrated Control System)는 안전한 제동과 정확한 조향을 가능하게 해,사고를 미연에 막아주는 시스템으로 제동장치인 ESC(전자식자세제어장치)와 조향장치인 MDPS(전동식 파워스티어링)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하드웨어 변경이나 추가 없이 두 시스템 간 통신을 통해 센서 신호 및 제어입력,작동상황 등을 공유한다. MICS는 정보공유를 통해 개별 시스템의 성능 향상 및 각 주행상황에서 제어량을 적절히 배분함으로써 독립 제어에 비해 안정성과 승차감 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최근에 제동,조향,현가장치의 성능 및 안정성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ESC,MDPS,CDC(전자제어 댐핑 컨트롤) 등 다양한 전자제어 시스템이 널리 보급됨에 따라 이들 개별 시스템 통합에 따른 상호작용 중 부정적인 효과를 줄이고 차량의 성능,안전,편의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MICS는 개별 시스템과 어떻게 다른 기능을 할까?

MICS는 비대칭 노면에서의 구동 및 제동 때 안정성을 확보해 제동거리를 줄이고 운전자의 과도한 조향을 방지함으로써 차량의 불안정을 미연에 방지한다. 뿐만 아니라 스핀이나 차선 이탈 등 ESC가 작동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핸들링의 경우,언더 스티어(차량이 코너를 돌 때 스티어링휠을 돌린 각도보다 회전각이 커지는 현상)나 오버 스티어(언더스티어의 반대)가 발생할 때 운전자의 과도한 조향을 방지하도록 MDPS를 조정해 조향감을 무겁게 제어한다.

이렇듯 MICS는 제동과 조향이라는 두 개의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접목해 기능을 확장하고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어 향후 장착률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개별 시스템인 ESC와 MDPS를 이미 수년 전부터 개발해왔기 때문에 통합 제어시스템인 MICS 역시 상대적으로 빠른 기간에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 MICS는 향후 ESC와 스티어링휠을 조그만 돌려도 바퀴가 빨리 돌아가도록 해주는 액티브 프런트 스티어링(AFS)과의 통합 시스템 개발의 기반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MICS는 비대칭 노면 제어 및 핸들링 제어 방법 면에서 기존에 발표된 ESC 위주의 경쟁업체 양산시스템에 비해 적극적이고 유연한 조향 토크 보조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운전자를 보조하는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2008년 동계시험 결과에서도 경쟁차종 이상의 성능을 확보하고 양산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향후 내구 시험 등을 통해 시스템의 안정성 및 견고성을 확보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