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지부 정비위는 지난 14일 서울 정비위 노조사무실에서 중앙운영위원회를 열어 금속노조 제24차 임시 대의원대회 후속조치를 논의한 결과 이같이 결의했다. 다만 언제부터 조합비를 내지 않을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하지 않았다.
현대차지부는 산하에 전주공장위원회,아산공장위원회,남양연구소위원회,판매위원회,정비위원회,모비스위원회 등 총 6개 위원회를 두고 있다. 정비위에는 4만5000여명의 현대차지부 조합원 중 각 지역 정비센터에서 일하는 2700여명이 소속돼 있다. 정비위가 금속노조에 내는 월 조합비는 5600여만원이다.
정비위가 조합비 납부유예를 결의한 것은 현행 기업지부 형태를 지역지부로 전환한다는 금속노조 방침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기업지부가 지역지부로 재편되면,전국에 흩어져 있는 현대차지부 산하 정비위의 23개 정비지회는 각각 해당 지역의 금속노조 지부로 쪼개진다. 현장에선 조합원 간 결속력이 떨어지면서 고용불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정비위 관계자는 "금속노조가 조합원들의 고용불안 우려에 대해 합리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도록 조합비 납부유예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내 상당수 조합원들이 금속노조 산하 지역지부 전환에 반대하고 있어 정비위에 이어 다른 위원회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 지부는 연간 조합비 103억원 가운데 54%에 해당하는 55억원가량을 금속노조에 납부하는 최대 기업노조다.
이에 대해 장규호 현대차지부 공보부장은 "산하 정비위에서 조합비 납부유예 결정과 관련된 결정 사항을 현대차 지부에 아직 통보하지 않은 상태"라며 "지역지부 전환에 대한 일부 조합원들의 우려를 알고 있으며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