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에서 미쉐린 타이어는 그동안 성능이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타이어로 인식돼 왔습니다. 앞으로는 대중형 타이어를 많이 선보여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입니다. "

오이빈 엠브렘 미쉐린코리아 한국지사장(사진)은 최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엠브렘 사장이 대중화의 첫 단추로 꼽은 제품은 신형 타이어인 '하모니'다. 하모니는 수명이 길고 승차감이 강화된 경제적인 타이어라고 그는 설명했다.

엠브렘 사장은 "작년 말부터 올 6월까지 광주지역에서 20여 대의 택시에 하모니 타이어를 장착해 필드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이 승차감과 안정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하모니 타이어가 겨냥하고 있는 국산 차종은 아반떼,쎄라토,SM5,쏘나타,로체,그랜저 등 준중형급부터 중대형급을 망라한다.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수명만 늘린 경제적인 타이어를 만들기는 무척 쉽다"며 "승차감을 함께 고려하는 게 진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엠브렘 사장은 미쉐린 타이어가 한국에서 앞으로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미쉐린 코리아가 지난 5년간 매년 10% 이상 외형을 확대해 왔다"며 "앞으로 대중형 타이어 시장을 뚫어 이 같은 성장세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엠브렘 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이 최근 들어 큰 사이즈의 타이어를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과거 준중형이나 중형급 세단에 13~15인치 타이어를 주로 장착했지만 지금은 15~16인치 타이어가 대부분이란 설명이다. 18인치를 찾는 소비자도 꽤 늘었다고 했다.

그는 국내 완성차업체 중 현대 · 기아자동차와의 관계가 가장 돈독하다고 말했다. 1984년 현대차 포니에 미쉐린 타이어를 끼워 북미시장에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현대 ·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차량에 상당량 납품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아차의 유럽전략형 모델인 씨드엔 100% 미쉐린 타이어만 장착하고 있다. 엠브렘 사장은 "타이어 성능이 탁월하고 수명이 길기 때문에 미쉐린 타이어가 현대 · 기아차의 해외 매출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엠브렘 사장은 오는 9월엔 미쉐린 룩셈부르크 법인으로 자리를 옮긴다. 한국시장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수준이 높고 까다롭기 때문에 항상 더 좋은 품질을 원한다"며 "미쉐린코리아가 프리미엄 성능을 갖춘 대중형 타이어 시장에 뛰어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사에 발령받은 후 2년 6개월여 동안 스스로 한국화가 많이 됐다고도 했다. 한국어 실력이 초급 수준이어서 식당에서 겨우 밥을 시켜먹을 수 있을 정도이지만,한국지사의 임직원 50여 명 중 외국인이 사장 한 명뿐이었기 때문에 더욱 한국 정서를 알아야 했다고 전했다.

"지역 내 비즈니스는 지역인들에게 맡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원칙에 따라 별도의 본사 임원을 두지 않았습니다. 치열한 경쟁환경 아래서 꾸준히 시장을 확대했던 경험과 열정적인 한국인들을 잊지 못할 겁니다. "

미쉐린 그룹은 항공기와 자동차,자전거,모터사이클,중장비,트럭,우주선 등 모든 유형의 이동수단용 타이어를 제작하는 프랑스의 글로벌 기업이다. 여행 및 호텔,레스토랑 등을 안내하는 도로지도 서적도 출판 중이다. 한국 등 170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직원 수는 총 11만8000여 명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