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정부의 유흥업소 집중 단속이 강화되면서 안마시술소와 집창촌 등 수십억원대의 유흥시설들이 무더기로 부동산 경매시장에 나오고 있다.

16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재개발이 예정된 서울 용산역 앞 집창촌의 한 점포가 경매 나왔다. 토지 면적 77㎡와 건물 47㎡로 감정가만 무려 29억9687만원.

지난 1965년 지어진 이 점포는 유리로 된 외벽을 따라 홀이 있고 그 안은 좁은 방 4개와 욕실 겸 화장실로 구성돼 있다. 건물은 낡고 허름한 탓에 감정가 전체금액의 99.6%인 29억8400만원이 토지 가격으로 평가됐다.

용산역 주변 재개발구역에 포함된 이 업소는 영업을 하지 않아 현재는 비어있는 상태다.
이 물건은 이날 서부법원 5계에서 첫 경매가 진행된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부근의 안마시술소도 경매에 나왔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를 모두 안마시술소로 사용 중인 이 건물은 감정가 25억9300만원이다.지난달 한 차례 유찰돼 20억7500만원에 2회차 경매를 앞두고 있다.

산업단지 주변인 경기도 안산시와 시흥시의 대형 유흥업소도 경매 부쳐졌다. 감정가가 81억1900만원에 달하는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상가는 지하에 나이트클럽이 있고 1층은 룸살롱이 입점해 있다.

그 위로부터 4층까지는 모텔로 영업중으로 연면적 2519㎡짜리 빌딩이다. 여러 번의 유찰을 거듭한 끝에 지난 3월 감정가의 41% 수준인 33억2200만원에 낙찰됐다.

시흥시 시화공단 인근 'S관광디스코나이트 룸비지니스클럽'도 경매 중이다. 두 개 층이 30개의 룸과 홀, 댄스홀과 무대, 주방 등으로 채워져 있으며 건물 면적은 1953㎡다. 감정가는 52억원으로 첫 경매가 있었던 지난달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처럼 경매시장에 유흥업소 매물이 늘어난 것은 경기침체로 기업과 개인의 유흥비 지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최근들어 대형 유흥업소가 경매물건 중에 많이 보이는데 이런 종류의 점포는 명도가 쉽지 않아 낙찰받으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보니 부동산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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