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규모 보다 소프트웨어-상권 활성화 비전 중요
가든파이브 재분양 성공 위해 합리적인 분양가와 상권활성화 필요

오는 8월과 9월 각각 개장을 앞두고 있는 초대형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와 가든파이브의 명암(明暗)이 엇갈리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와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8월 그랜드 오픈을 앞둔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90% 이상 임대가 완료된 상태인 반면, 9월 개장 예정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는 30%대의 저조한 분양률로 오픈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동남권과 서남권의 유통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들 초대형 복합쇼핑몰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유통 마인드의 차이를 꼽고 있다.

‘타임스퀘어’의 경우, 상권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임대모집 전략을 세웠지만 ‘가든 화이브’는 하드웨어만 강조하고 상권 활성화 등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가든파이브’는 서울시가 SH공사를 통해 동양 최대 복합쇼핑단지를 목표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초대형 복합쇼핑몰이다.

당초 이 쇼핑몰은 지난 4월 오픈 예정이었으나 특별분양 대상인 청계천 이주 상인들의 입주 거부와 고분양가 논란으로 개장이 7월로 연기됐으나 최근 7월 개장도 어려워 9월로 한번더 미뤄진 상태다. 하지만 현재 정작 중요한 문제는 30%대에 머무르고 있는 분양률로 이 상태라면 9월 개장도 불투명하다.

이에 SH공사는 지난 6월 초, 분양 조건과 분양 대상자의 범위를 완화하고 다점포 공급 및 기준면적 초과 공급 등의 조건을 걸고 3차 특별분양에 들어갔으나, 이또한 성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분양가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최고 5억7000만원(23㎡ 기준)에 달해 영세한 청계천 상인들이 이주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대부분의 기존 특별분양 대상 청계천 상인들이 입주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반분양 또한 이미 진행된 특별분양가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황금 입지에 들어오는 상가를 제외하고는 분양 성공을 확신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상권 활성화에 대한 확신 없이 하드웨어만을 강조한 분양전략도 문제다.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에도 불구하고 명동이나 강남 상권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소위 ‘장사가 된다’는 확신 때문인데, ‘가든파이브’는 뛰어난 하드웨어에도 불구하고 상권 활성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이러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H공사는 ‘가든파이브’ 분양시 동양 최대 유통단지, 최대 쇼핑스토어 입점 등을 부각하며 규모의 경제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향후 상권 활성화 계획, 상가 운영 비전 등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경방이 영등포 경방 공장 이전 터에 짓고 있는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는 최악의 경기 침체 속에서도 흔한 임대모집 광고 한 번 없이 90% 이상의 임대율을 기록했다.

복합쇼핑몰 선진국의 노하우를 적극 수용해 MD를 구성하고, 향후 상권 활성화 비전을 공유하는 테넌트들만 임대모집해 분양에 급급했던 기존 복합쇼핑몰과는 차별화를 이룬 것이 성공 요인이다.

특히 법인 테넌트들을 적극 공략, 브랜드 본사만으로 임대모집 면적의 90%를 채우는 등 노쇠화의 기운을 풍기던 영등포 상권을 일거에 바꿔 서울 서남권 유통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다소 낙후된 상권이라는 핸디캡 속에서도, ‘타임스퀘어’가 성공적인 개장을 목전에 둔 것은 서울 서남권 광역 상권화에 대한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타임스퀘어’ 역시 ‘가든파이브’ 못지않은 하드웨어를 갖춘 초대형 복합쇼핑몰이란 점도 큰 역할을 했지만 이에 더해, ㈜경방은 기존 경방필백화점을 과감히 정리하고 신세계라는 파워브랜드를 수용해 인접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을 경쟁상대가 아닌 광역상권의 파트너란 점을 분명히 해 광역 상권 활성화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했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타임스퀘어’의 성공적인 임대모집에서 말해주듯 유통의 기본은 상권”이라며 “‘가든파이브’의 성공을 위해서는 하드웨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상권형성을 위한 입점업종 및 모객 계획과 구체적인 상권 활성화전략 등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함께 합리적인 분양가 제시도 성공적인 재분양을 위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유선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