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등 국내 대학들이 입학사정관 1인당 뽑아야 하는 학생 수가 최대 22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는 신입생 정원을 대폭 늘린 반면 전형을 담당할 입학사정관을 많이 채용하지 않은 때문으로 부실심사에 따른 공정성 시비가 우려된다.

16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정부 재정지원을 받아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하는 국내 47개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203명으로 올해 선발할 157명을 합쳐도 모두 36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이 뽑기로 한 입학사정관 전형 인원 2만695명을 감안하면 입학사정관 1인당 평균 57.5명을 선발해야 한다.

대학별로 연세대는 1377명을 뽑는데 담당 입학사정관은 6명(채용예정 3명 포함)에 불과해 1인당 229.5명의 합격자를 선발해야 한다. 또 부경대가 195명을 뽑는 것을 비롯,중앙대(128.9명) KAIST(127.5명) 인하대(113.3명) 울산과기대(100명) 성균관대(99.5명) 등도 입학사정관 1인당 선발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발인원 기준이며 응시자 지원율을 감안하면 입학사정관 1인당 심사해야 하는 인원은 더욱 많아지게 된다.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해 입시에서 각 대학 입학사정관 1명은 평균 171명의 지원자를 심사했다.

이처럼 입학사정관 대비 전형인원이 많은 이유는 대학들이 정부 예산을 따내기 위해 전형인원을 크게 늘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63명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은 고려대는 올해 1055명으로 늘렸고 연세대(571명→1377명) 중앙대(28명→1289명) KAIST(113명→1020명) 등도 전형 규모를 확대했다.

미국 하버드대의 경우 35명의 사정관이 1년 내내 일선 고교를 방문하는 등 상시적으로 활동하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입학사정관 숫자가 부족해 공정한 선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면 사정관 1인당 10명을 선발하는 광주교대를 포함해 서울대(11.8명) 목포대(15.0명) 건국대(서울캠퍼스,17.1명) 등은 입학사정관의 업무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