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의 책마을 편지] 시인들을 전율시킨 최고의 시구 한 마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문태준 시인은 군부대 화장실에서 즐겨 읽은 이성복 시인의 시 '아주 흐린 날의 기억' 중 '관 뚜껑을 미는 힘으로 나는 하늘을 바라본다'는 구절을 읽고 전율했다고 합니다. 그 시구를 통해 그는 '나는 널 안에 매장된 나를 보았다'고 화답했지요.
박형준 시인도 이성복의 시에서 반짝이는 영감을 얻었군요. 이성복의 '모래내 · 1978년'에 나오는 '선량한 아버지와/ 볏짚단 같은 어머니,티밥같이 웃는 누이와 함께/ 거기서 너는 살았다'는 구절 덕분에 "내 가족 이야기를 시로 쓸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벼락치듯 나를 전율시킨 최고의 시구》(문학세계사 펴냄)에는 시인들이 꼽은 '내 영혼에 남아 있는 시의 한 구절'이 소개돼 있습니다.
김남조 김종길 강은교 신달자 문인수 안도현 강정 황병승 등 원로부터 신진까지 시인 109명이 자신을 움직인 한국 현대시 구절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털어놨지요.
장석주 시인과 천양희 시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김수영 시인의 시 '비' 속에 등장하는 구절 '움직이는 비애(悲哀)를 알고 있느냐'였습니다.
장석주 시인은 "비의 운동역학에 '비애'를 슬쩍 얹는 솜씨"에 감탄하며 "이 시구가 마음에 화살처럼 꽂혔다"고 했습니다.
천양희 시인은 "움직이는 비애가 내면을 훑고 지나갈 때 나는 시(詩)라는 위독한 병을 철저히 앓았다"고 회고합니다.
김수영의 시 구절을 '최고의 시구'로 꼽은 시인들이 꽤 많군요.
나희덕 시인은 김수영의 '사랑의 변주곡' 중 '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겠다'는 구절이 "혼란도가 낮은,그리하여 폭력적 질서에 갇혀 있는나의 시들을 화들짝 깨우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구름의 파수병' 중 한 구절을 꼽은 장석원 시인은 "시가 두려워질 때마다 김수영을 읽는다"고 고백했습니다.
당신은 어느 시인의 시구에서 가슴 떨리는 감흥과 벼락치는 듯한 전율을 느끼는지요.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박형준 시인도 이성복의 시에서 반짝이는 영감을 얻었군요. 이성복의 '모래내 · 1978년'에 나오는 '선량한 아버지와/ 볏짚단 같은 어머니,티밥같이 웃는 누이와 함께/ 거기서 너는 살았다'는 구절 덕분에 "내 가족 이야기를 시로 쓸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벼락치듯 나를 전율시킨 최고의 시구》(문학세계사 펴냄)에는 시인들이 꼽은 '내 영혼에 남아 있는 시의 한 구절'이 소개돼 있습니다.
김남조 김종길 강은교 신달자 문인수 안도현 강정 황병승 등 원로부터 신진까지 시인 109명이 자신을 움직인 한국 현대시 구절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털어놨지요.
장석주 시인과 천양희 시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김수영 시인의 시 '비' 속에 등장하는 구절 '움직이는 비애(悲哀)를 알고 있느냐'였습니다.
장석주 시인은 "비의 운동역학에 '비애'를 슬쩍 얹는 솜씨"에 감탄하며 "이 시구가 마음에 화살처럼 꽂혔다"고 했습니다.
천양희 시인은 "움직이는 비애가 내면을 훑고 지나갈 때 나는 시(詩)라는 위독한 병을 철저히 앓았다"고 회고합니다.
김수영의 시 구절을 '최고의 시구'로 꼽은 시인들이 꽤 많군요.
나희덕 시인은 김수영의 '사랑의 변주곡' 중 '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겠다'는 구절이 "혼란도가 낮은,그리하여 폭력적 질서에 갇혀 있는나의 시들을 화들짝 깨우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구름의 파수병' 중 한 구절을 꼽은 장석원 시인은 "시가 두려워질 때마다 김수영을 읽는다"고 고백했습니다.
당신은 어느 시인의 시구에서 가슴 떨리는 감흥과 벼락치는 듯한 전율을 느끼는지요.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