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비관론자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말 한마디에 뉴욕 주가가 단숨에 1% 이상 급등했다.

루비니 교수는 1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칠레투자 컨퍼런스에서 "미 경제가 자유낙하에서 벗어나 연말께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시는 이익실현 매물과 미 20위권 금융사인 CIT그룹 파산 우려로 혼조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루비니 교수 발언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다우지수는 95.61포인트(1.11%) 상승한 8711.82로 마감했다. 미 경기회복 여부에 투자자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사례인 셈이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노동시장과 주택,산업생산 측면에서 여전히 취약하다"며 "경기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위축되는 경제를 성장세로 돌리기 위해선 연말 혹은 내년 초 약 2000억~2500억달러 규모의 2차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경기 관련 발언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돼 보도되면서 주가와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루비니 교수는 증시 마감 후 내놓은 성명을 통해 자신의 경기전망은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게 없다고 해명했다. 언론 보도는 발언의 전후 맥락을 무시하고 일부만 발췌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