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종목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발표일이 다가올수록 전망치가 높아지면서 목표가도 덩달아 뛰는 양상이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가 이 같은 추세를 주도하는 가운데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는 은행주도 가세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까지 올라온 만큼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인 목표주가의 변화를 눈여겨볼 시점이란 조언이다.

현대차 목표주가 10만원 분석도

19일 증권정보 제공 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지난 6일 이후 2주 동안 증권사 3곳 이상에서 목표가를 높인 종목은 27개에 달한다. 오는 23일 실적 발표 예정인 현대차는 신영증권에서 10만원을 새 목표주가로 제시하는 등 9개 증권사가 목표치를 올렸다. 컨센서스(평균치)도 8만3889원에서 9만3444원으로 11.3% 올라 시세보다 20% 정도 높아졌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2분기 본사와 해외공장 출고 대수가 77만4000대로 사상 최대일 것"이라며 "지분법이익이 크게 늘고 있어 내년 순이익은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현대차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 분기 대비 234.6% 급증한 5145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대차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투자분석팀장은 "3분기부터 국내 시장에서 정책효과가 약화되고 있지만 신차효과로 이를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노사 분규 없이 지나갈 것이란 관측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기아차현대모비스도 2주 동안 목표주가 평균이 각각 15.4%와 10.5% 올랐다.

◆하이닉스 2주간 목표주가 38.5% 급등

IT에선 24일 실적을 내놓을 하이닉스의 목표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솔로몬투자증권이 목표가를 2만1000원으로 올린 것을 포함해 4개 증권사의 컨센서스는 1만4250원에서 1만9750원으로 38.5% 급등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등의 목표주가도 평균 15%가량 올랐다.

은행주도 눈에 띄게 목표주가가 뛰고 있다. 우리금융과 신한지주의 목표주가 컨센서스가 각각 16.1%와 14.0%,외환은행 기업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등은 20~25% 올랐다.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어 은행주들의 하반기 실적 개선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마진과 대손비용이 동시에 개선되기 시작해 내년에는 많은 은행이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달성할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저점 매수가 유효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증시 박스권 상단 돌파 시도

이번 주엔 한전 현대중공업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2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잇따를 경우 연중 최고치에 오른 코스피지수의 상승 탄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주 뉴욕 증시가 5주 만에 상승세를 보인 것도 긍정적이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회복세와 중국 성장세까지 맞물리며 코스피지수는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와 자동차 실적이 발표되면 차익 실현 분위기가 생길 수 있지만,이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경우 못 올랐던 중국 관련주 등으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경영/정인설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