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아이와 이를 바로잡으려는 어머니의 성화에 집안이 전쟁터로 변하기 쉽다. 아이는 해가 중천에 뜬 후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수십개의 케이블 채널 중 입맛에 맞는 것만 돌려 보면서 냉장고에서 찬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꺼내 배를 불린다.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학원에 다녀와서는 에어컨을 켜고 앉아 다시 컴퓨터와 TV만 끼고 도는 상황이 반복된다. 밤 12시가 넘어야 잠이 드니 다음날 늦게 일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나쁜 습관은 아이들의 성장을 저해하므로 다음과 같은 여름철 '3대 성장 금기(禁忌)'를 지켜야 한다.

첫째 아이스크림과 찬 음료를 피해야 한다. 여름에 몸은 뜨겁지만 속은 차가워 인체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때 찬 음식을 위장에 끊임없이 넣어주면 배탈이 나게 된다. 더욱이 운동도 않고 아이스크림 같은 고열량 식품을 즐기다 보면 소아성인병이 유발될 뿐만 아니라 초경 시기가 빨라져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즉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성장호르몬에 대한 내성이 증가해 체내 성장호르몬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고 초경이 시작된 후 2년 정도 지나 뼈의 성장판이 닫히면 성인이 된 후의 키가 평균치보다 적게 나온다. 아이들이 찬 음료를 찾는다면 매실과 오미자 등을 이용한 건강음료가 좋다. 매실은 몸의 열을 식히고 오미자는 탈수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둘 다 쌉싸름한 맛을 띠어 식욕을 돋우는 데도 한몫한다.

둘째 TV 시청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로베르토 살티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TV를 지나치게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몸속의 멜라토닌 호르몬의 균형이 깨어져 사춘기가 앞당겨지게 된다고 한다. 즉 TV에서 나오는 강한 전기장이 각종 질병을 유발하고 멜라토닌 감소를 불러 수면시간 부족과 과체중을 초래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는 평균 수면시간보다 1시간 정도 덜 잘 경우 체중이 2.6㎏ 더 나가고 8시간 이하로 수면을 취하는 어린이는 과체중에 걸릴 위험이 3배 정도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셋째는 과도한 잔소리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줘서는 안 된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할 뿐 아니라 음식물의 소화 · 흡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우울해지고 호르몬 분비 기관을 관장하는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발생해 성장판 연골세포의 분화를 자극하는 성장호르몬이 정상보다 적게 분비될 수 있다. 부모들은 제멋대로 생활하는 아이에 대해 할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아이를 꾸짖고 화내기보다는 '앞으로는 분명히 잘 지켜낼 거야'라는 신뢰를 갖고 아이가 부모의 믿음에 부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