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카드 사용법] 해외여행 고수의 팁… "카드 결제할 땐 현지화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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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시 신용카드로 물건 값을 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 관광객이 많은 동남아,중국 등지에서는 카드 매출전표를 현지 통화가 아닌 원화로 끊어주겠다고 제안하는 가게들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원화로 결제하면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카드 결제는 현지통화나 미 달러로
해외에서 신용카드 사용 시 현지 화폐가 아닌 원화로 결제하면 환율 변동을 생각할 필요 없이 원화로 계산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결제금액을 원화로 바꿔 표시해주는 서비스(Dynamic Currency Conversion)의 일종일 뿐이다. 나중에 카드 결제요금 청구서에는 물건을 살 때 원화로 표시됐던 금액과는 다른 요금이 찍혀 나온다.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하면 '현지 화폐 결제→미국 달러로 변환해 글로벌브랜드 카드사(미자,마스타 등)에 청구→국내 카드사가 원화로 변환해 고객에게 청구'라는 3단계를 거치게 된다. 원화 표시 결제를 하면 첫번째 단계에서 현지 화폐를 원화로 바꿔 표시해 줄 뿐 세 단계를 여전히 거쳐야 하며 그에 따른 수수료도 지불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 마카오 관광을 간 A씨는 현지에서 신발을 사고 원화 34만3536원이 찍힌 매출전표를 받았으나 실제로 국내에서 지급 요청된 카드 요금은 34만8909원으로 5000원 이상 비쌌다.
더군다나 현지 화폐를 원화로 바꿔 표기할 때 각 가게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율을 적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1홍콩 달러가 166원인데 이를 170원으로 계산해 그만큼 바가지를 씌우는 식이다. 고객은 전표에 원화로 찍혀 나오니까 그냥 무심코 지나쳐 손해를 보는 일이 잦다고 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되도록이면 현지 화폐나 미 달러로 전표를 끊어달라고 해야 바가지를 쓰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정사용 방지하려면
최근 들어서는 해외에서 사용했던 카드가 복제돼 피해를 입는 사례도 늘고 있다. 외국 식당에서는 카드를 고객이 보는 앞에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들이 카드를 가지고 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결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카드 복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따라서 국내에 입국한 후에는 해외매출 중지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카드사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출입국 정보 활용에 동의하면 국내에 돌아온 뒤 해외에서 발생하는 신용카드 부정 사용을 방지할 수 있다. 문자메시지(SMS) 서비스를 신청하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결제내역을 본인의 휴대폰으로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신용카드가 부정사용될 경우 곧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해외에서 카드를 분실 혹은 도난당했다면 그 사실을 인지한 즉시 국내 카드사에 신고를 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비자나 마스타카드의 현지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면 2일 이내에 긴급대체카드를 발급받을 수도 있다. 긴급대체카드는 임시 카드이기 때문에 귀국 후에는 반납하고 정상 카드를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유럽갈 땐 IC칩 카드 필수
유럽은 가맹점 결제시스템이 집적회로(IC)칩 카드만 인식할 수 있도록 된 곳이 많다. 마그네틱선(MS)카드 소지자들은 결제가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유럽 여행을 계획했다면 미리 IC칩 카드로 교체발급을 받는 것이 좋다.
출국 전에는 먼저 카드에 사인이 되어 있는지 여부와 여권 영문 이름과 카드에 표시된 영문 이름이 같은지도 확인해야 한다. 사인이 없으면 분실해도 부정사용액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없으며 영문명이 일치하지 않으면 카드결제를 거부당할 수도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