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작성에 정답은 없다.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그것만 봐도 되게,간결명료하고 효율적으로 쓰면 된다. 물론 말이 쉽지 실천은 어렵다. 오죽하면 청와대조차 이 문제로 고민을 했을까. 청와대는 2005년 일선 공무원들에게 '보고서 잘 쓰는 방법'이라는 16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내려보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적의 보고서 분량은 A4용지 2장이다. 5장이 넘어갈 경우 목차를 달아줘야 한다. 전문용어는 가급적 피하되,필요하면 부가설명 형태로 덧붙이면 된다. 또 읽는 사람이 '객관적 보고서'라고 느끼도록 관련 사례나 타 부서의 시각,전문가 시각 등을 두루 넣어 보고서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은 청와대가 작성한 유형별 보고서 작성 요령.

①의사결정용 보고서(기획안)=보고서를 읽는 사람이 현황과 당면과제를 인식하고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전략과 대책을 제시하는 보고서다. 구체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이유(보고 개요) △문제가 무엇인가(현황 및 쟁점사항) △무엇을 결정해야 하나(쟁점에 대한 분석과 제안) △의사결정 후 어떻게 관리하나(향후 계획) 등을 체계적으로 담아야 한다.

②정보전달용 보고서(상황보고)=구체적 사실관계와 현황을 종합 분석해 상급자에게 배경지식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보고서는 질이나 양을 떠나서 '제때' 보고하는 적시성이 최우선 덕목이다.

정보 전달이 목적인 만큼 정확한 내용을 객관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그래프와 통계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흔히 사용하는 '~동향'이나 '~현황'과 같은 포괄적인 제목은 좋지 않다. 대신 '김연아 광고효과 가장 높은 연령층은 20대' 등 구체적 제목을 달아야 가독성 · 이해도가 높아진다.

③회의자료 보고서=회의 참가자들에게 나눠줄 자료는 짧은 시간 안에 정보를 공유하고,쟁점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 내도록 구성돼야 한다. 그러려면 앞부분에 회의 개최 취지를 분명하게 적고 참가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써야 한다. 회의가 쓸데없이 길어지는 이유는 별것 아닌 일로 참가자들끼리 논쟁을 벌인다든가,핵심을 비껴가는 '삼천포' 발언이 자꾸 등장하기 때문이다. 자료에 미리 주요 쟁점과 각 쟁점의 찬성 · 반대 논리 요점을 적어 놓는다면 이런 일이 덜 발생한다. 회의 결과를 정리하는 보고서는 작성 주체 · 회의 목적 · 안건 · 참가자 등 기본사항→논의 요지와 결정 내용→쟁점별 혹은 참석자별 논의 내용 순으로 적으면 깔끔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