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및 동물의약품 관련 제약주들이 신종 플루의 확산으로 '장기 테마주'로 자리잡는 양상이다. 환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이들 종목이 순환매를 끌어당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유가증권시장의 녹십자는 7.28% 급등한 1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주말 국내 환자 수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녹십자는 국내 유일의 신종 플루 백신 제조업체여서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특히 정부에서 1300여명분(2600만여 도즈)의 예방백신 중 50%는 수의계약, 50%는 입찰을 통해 확보하려 했으나 다국적 제약사들의 입찰 참여가 무산되면서 더 각광받고 있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소한 물량의 50%를 녹십자가 배분받고 나머지 물량도 녹십자가 대부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올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돼지 닭 등 가축용 무항생제 치료제,성장촉진제를 생산하는 대한뉴팜과 동물용 백신 업체 중앙백신연구소가 나란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동물의약품 업체 중앙바이오텍제일바이오도 각각 11.01%와 4.4% 상승했다. 원료 의약품 업체인 화일약품은 6.86%, 동물약품과 사료를 만드는 씨티씨바이오는 3.03% 올랐다. 인플루엔자를 포함해 간염 에이즈 등 질병 진단 시약을 개발하는 에스디는 1.56% 상승했다.

이들 테마주가 주기적으로 급등하는 것은 신종 플루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란 지적이다. 권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역대 최고 속도로 감염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과거 비슷한 전염병(경보단계 '대유행')과 비교할 때 최소 18개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