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신종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사재기' 구설로 도마에 올랐다.

20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BBC 방송이 타미플루 4000회 복용분을 구입했으며 이를 신종플루 감염 가능성이 있는 업무를 하는 직원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BBC 대변인은 이에 대해 "회사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업무 중에 감염될 수도 있는 직원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정부가 타미플루를 대량 비축해 놓은 상황에서 BBC가 부족한 백신을 차지하려 애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영방송인 BBC의 '타미플루 대량 매입' 소식을 접한 영국 보수세력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보수당 예비내각의 잭슨 칼로 보건장관은 "수신료로 운영되는 BBC가 타미플루를 사재기한다는 것은 수치"라면서 "BBC 사장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편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BBC 뉴스 보도대로 정부는 그 누구도 타미플루를 구입하지 말 것을 권하지 않았느냐"며 "BBC 경영진들은 자사 뉴스도 보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또 "국민은 당연히 격노할 수밖에 없으며 프로그램을 제작할 재원이 부족하다고 투덜대는 BBC가 자신과 다른 시청자들이 의무적으로 내는 수신료를 제대로 쓰고나 있는지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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