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급 결제 수단에는 현금,신용카드,여행자수표 등이 있다. 해외에서 같은 물건을 구입하더라도 어느 결제수단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실제로 지급하는 비용이 달라진다. '환율'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여행자수표는 가장 유리한 결제 수단 중 하나다. 여행자수표 환전 시 적용되는 환율이 현금으로 환전할 때 적용되는 환율보다 낮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화로 미 달러화 현금을 구입하려면 20일 현재 외환은행 매매기준율(수수료 포함)로 1272.89원이 필요하나 여행자수표는 1266.01원이면 살 수 있다. 1000달러 정도를 여행자수표로 환전해 여행을 간다면 현금으로 환전하는 것보다 6880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여행자수표는 달러,유로,엔,파운드 등으로 표시돼 있으며 현금 환전과 마찬가지로 시중은행 창구에서 바꿀 수 있다.

여행자수표는 현지에서 도난을 당하거나 잃어버려도 여행자수표 발행사(아멕스 등)에서 재발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정성 측면에서도 현금이나 카드보다 뛰어나다. 백화점,면세점,호텔 등에서는 대부분 여행자수표를 받지만 작은 상점이나 음식점 등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곳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신용카드는 현금을 직접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편리하게 쓸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카드를 쓰면 취급 수수료를 고객이 내야 하기 때문에 현금 결제 시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비자,마스타,아멕스 등 글로벌 브랜드 카드사들은 사용액의 1.0~1.4%의 수수료를 고객에게 부과한다.

다만 환율 하락기에는 현금보다 카드 결제가 유리할 수 있다. 카드 사용 당일의 환율이 아니라 국외에서 카드를 사용한 거래내역이 글로벌 브랜드 카드사로부터 국내 카드사에 접수되는 날(통상 3~7일 소요)의 환율을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카드사들이 신용카드뿐 아니라 해외에서 쓸 수 있는 선불카드를 내놓고 있다. 선불카드는 정해진 금액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신용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삼성카드는 전 세계 신용카드 가맹점 어디에서나 쓸 수 있는 '삼성 글로벌 기프트 카드'를 판매 중이다. 결제 시점의 환율에 따라 자동으로 카드 액면에서 공제되는 방식이며 카드 분실 시 재발급도 가능하다.

우리은행이 내놓은 '우리 트레블러스 카드'는 여행자 수표에 외화송금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210개국,120만대의 현금인출기(ATM)에서 현지 화폐를 빼서 쓸 수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