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비핵 · 개방 3000 구상'에서 밝힌 바 있는 400억달러 규모의 대북 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이는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의 방한을 계기로 대북 '포괄적 패키지'에 대한 한 · 미 양국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세계은행(IBRD),각국 정부로부터 400억달러의 자금을 모아 북한에 지원하는 내용이 북한 정부에 제시할 '당근'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기금으로 북한에 5개 자유무역지대를 만들고 연간 300만달러 생산규모의 수출기업 100개를 육성한다는 것이다. 또 국제사회는 북한에 철도 · 도로 · 통신망을 건설해 30만명의 산업인력을 훈련하는 것을 지원하면서 산림녹화 사업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16일 골드만 삭스의 요청으로 북핵 문제 현황 등을 주제로 화상회의가 있었지만 당시 대북 경제지원 패키지를 언급한 바 없다"며 "북한 비핵화가 선행되기 전에 지원 액수를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