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비롯한 주요국 증시가 잇달아 연중 최고치를 경신,연초에 이은 '2차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분기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붙으면서 선진국 증시도 당분간 안정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증시의 '동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외국인 순매수 등 수급 개선으로 이어져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을 높여 줄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 사흘 연속 연중 최고치 경신

코스피지수는 21일 10.48포인트(0.71%) 오른 1488.99로 거래를 마쳐 사흘 연속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주식 매수가 닷새 연속 이어진 가운데 지수는 장중 1496.87까지 오르며 1500선 돌파 가능성을 타진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084억원을 사들였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매 방향은 미국 증시를 따라가는 경향을 강하다"면서 "전날 미 증시가 전 고점을 넘어서는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밤 사이 미국 S&P500지수는 951.13으로 1% 넘게 오르며 8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 역시 1.2%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의 경우 지난 1월 기록한 연중 최고가를 넘어서진 못 했지만 8848.15로 지난달 기록한 전 고점(8799.26) 위로 올라서며 분위기를 띄웠다.

아시아 증시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국내 증시 강세에 힘을 보탰다. 전날 코스피지수와 함께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던 말레이시아지수는 이날도 6%가량 추가 상승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6953.34로 6일 연속 뜀박질하며 올 최고가인 6954선에 바짝 다가섰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1.6% 하락했지만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홍콩H지수 역시 지난 6월 이후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11,000선을 돌파한 후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 밖에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호주 터키 등 이머징 증시를 중심으로 주요국 증시의 전 고점 돌파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특히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뒤처졌던 선진 유럽 증시도 상승 행렬에 가세하고 있어 주목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증시가 저항선을 뚫고 올라서며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본격적인 '2차 랠리'를 기대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동조화로 추가 상승 기대

그동안 '디커플링(탈동조화)' 양상을 보였던 선진국과 이머징 증시의 동반 강세는 국내 증시가 1500선을 넘어 추가 상승할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를 고비로 선진국 경기와 향후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크게 완화되고 있다"며 "특히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잇따르고 있어 선진국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출구 전략'에 대한 우려로 위축됐던 투자심리도 2분기 실적을 통해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차츰 회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선진국 증시가 안정되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이머징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상승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상승 국면에서 코스피지수가 1550선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최근의 강세가 '어닝시즌 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낮았다"며 "하반기 경기 회복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 할 것으로 보여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및 주요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야 본격적인 '2차 랠리'가 가능하다"며 "그 시점은 빨라야 올해 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중현 연구원도 "선진국 수요가 아직 회복되지 못 하고 있고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는 것으로 판단돼 추세를 뒤집을 정도의 대폭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