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EO] "국내는 좁다"…우리가 한국의 히든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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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사례 1
헤어아이론은 머리 스타일을 연출할 때 쓰는 도구다. 애초 긴 생머리를 만들어주던 기능이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는 도구로 부상하면서 국내외 시장도 덩달아 성장했다. 유럽의 헤어아이론 시장에서 1위를 점유하는 기업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헤어아이론 전문메이커 ㈜GHD코리아는 지난해 독자브랜드 헤어아이론으로 무려 5200만달러가량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이 회사는 펌제,헤어에센스,헤어빗 등 사업의 다양화를 통해 헤어 스타일링에 관련한 토털 브랜드화를 준비 중이다.
#사례 2
경기도 안성에 있는 ㈜경원소재는 지난해 말 3000만불 수출 탑을 수상하며 전선소재 분야 선두기업의 자리를 굳혔다.
통신용,전력용,절연용 전선소재와 자동차특수선,선박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전선 절연소재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전체 제품의 70%를 해외에 수출한다. 세계 50여 개국 200여 업체가 이 회사를 이용한다. ㈜경원소재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좁은 국내시장이 아닌 해외로 눈을 돌렸고,매년 30억원 이상을 R&D에 집중 투자해 남다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사례 3
에이스전자㈜는 디자인과 품질,가격경쟁력의 '3박자'를 갖추며 생산품의 8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작지만 내실 꽉 찬' 생활가전 전문기업이다.
지난달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청소기사업부문을 인수한 이 회사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40여 개의 특허에 580여 개의 특허가 추가로 더해지면서 청소기 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2012년 매출 1000억원과 그에 걸맞은 이익률을 실현해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거듭 나겠다는 포부다.
세계 시장에서 'Made in Korea'의 위상을 드높이는 세 회사의 공통점은 뭘까. 자본금이나 종업원 수는 얼마 안 되지만 자신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우뚝 섰다는 것이다. 작지만 강한 기업,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의 전형이다.
히든 챔피언은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이다. 흔히 강소(强小)기업이라고도 한다. 일반인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지만 특유의 기술과 집중력, 의지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기업이다.
KOTRA는 최근 경기침체 속에서도 외국시장에서 선전하는 이 같은 히든 챔피언의 공통점을 기술력,현지화 마케팅,뛰어난 품질로 분석했다. KOTRA는 '세계시장을 누비는 한국의 강소제품들' 보고서를 통해 세계 20개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31개 히든 챔피언을 낱낱이 소개하고 "기술과 품질을 갖춘 동시에 현지화 마케팅에 성공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국형 히든 챔피언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목표로 했고,남들이 가지 않은 분야를 선택해 한 우물을 팠다. 자기 분야에서 1위가 되기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히든 챔피언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는 세계에서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독일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2000년만 해도 수출 1위는 미국(점유율 12.1%)이었지만 2007년엔 독일(9.5%)이 미국(8.3%)을 앞질렀다. 비결은 한 가지다. 강력한 중소기업이다. 어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세계 히든 챔피언 중 3분의 2인 1300여개가 독일기업이라고 한다. 이들 히든챔피언은 독일 전역에 산재해 있으면서 독일을 먹여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도 비슷하다. 이들 나라의 인구는 한국의 3분의 1,5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 점유율은 네덜란드 4.0%,벨기에 3.1%로 한국(2.7%)보다 높다. 강력한 히든 챔피언 덕분이다.
중소기업청은 한국형 히든 챔피언 1000개를 육성한다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11위에서 8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히든 챔피언의 글로벌화는 고용 창출에도 기여한다.
브랜드파워는 아직 미약하지만 세계시장을 무대로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선 히든 챔피언들에게 응원의 갈채를 보내야 하는 이유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
#사례 1
헤어아이론은 머리 스타일을 연출할 때 쓰는 도구다. 애초 긴 생머리를 만들어주던 기능이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는 도구로 부상하면서 국내외 시장도 덩달아 성장했다. 유럽의 헤어아이론 시장에서 1위를 점유하는 기업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헤어아이론 전문메이커 ㈜GHD코리아는 지난해 독자브랜드 헤어아이론으로 무려 5200만달러가량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이 회사는 펌제,헤어에센스,헤어빗 등 사업의 다양화를 통해 헤어 스타일링에 관련한 토털 브랜드화를 준비 중이다.
#사례 2
경기도 안성에 있는 ㈜경원소재는 지난해 말 3000만불 수출 탑을 수상하며 전선소재 분야 선두기업의 자리를 굳혔다.
통신용,전력용,절연용 전선소재와 자동차특수선,선박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전선 절연소재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전체 제품의 70%를 해외에 수출한다. 세계 50여 개국 200여 업체가 이 회사를 이용한다. ㈜경원소재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좁은 국내시장이 아닌 해외로 눈을 돌렸고,매년 30억원 이상을 R&D에 집중 투자해 남다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사례 3
에이스전자㈜는 디자인과 품질,가격경쟁력의 '3박자'를 갖추며 생산품의 8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작지만 내실 꽉 찬' 생활가전 전문기업이다.
지난달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청소기사업부문을 인수한 이 회사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40여 개의 특허에 580여 개의 특허가 추가로 더해지면서 청소기 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2012년 매출 1000억원과 그에 걸맞은 이익률을 실현해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거듭 나겠다는 포부다.
세계 시장에서 'Made in Korea'의 위상을 드높이는 세 회사의 공통점은 뭘까. 자본금이나 종업원 수는 얼마 안 되지만 자신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우뚝 섰다는 것이다. 작지만 강한 기업,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의 전형이다.
히든 챔피언은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이다. 흔히 강소(强小)기업이라고도 한다. 일반인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지만 특유의 기술과 집중력, 의지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기업이다.
KOTRA는 최근 경기침체 속에서도 외국시장에서 선전하는 이 같은 히든 챔피언의 공통점을 기술력,현지화 마케팅,뛰어난 품질로 분석했다. KOTRA는 '세계시장을 누비는 한국의 강소제품들' 보고서를 통해 세계 20개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31개 히든 챔피언을 낱낱이 소개하고 "기술과 품질을 갖춘 동시에 현지화 마케팅에 성공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국형 히든 챔피언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목표로 했고,남들이 가지 않은 분야를 선택해 한 우물을 팠다. 자기 분야에서 1위가 되기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히든 챔피언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는 세계에서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독일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2000년만 해도 수출 1위는 미국(점유율 12.1%)이었지만 2007년엔 독일(9.5%)이 미국(8.3%)을 앞질렀다. 비결은 한 가지다. 강력한 중소기업이다. 어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세계 히든 챔피언 중 3분의 2인 1300여개가 독일기업이라고 한다. 이들 히든챔피언은 독일 전역에 산재해 있으면서 독일을 먹여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도 비슷하다. 이들 나라의 인구는 한국의 3분의 1,5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 점유율은 네덜란드 4.0%,벨기에 3.1%로 한국(2.7%)보다 높다. 강력한 히든 챔피언 덕분이다.
중소기업청은 한국형 히든 챔피언 1000개를 육성한다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11위에서 8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히든 챔피언의 글로벌화는 고용 창출에도 기여한다.
브랜드파워는 아직 미약하지만 세계시장을 무대로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선 히든 챔피언들에게 응원의 갈채를 보내야 하는 이유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