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화되는 중국의 '원자재 블랙홀' 현상이 세계 자원 수급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발표한 '세계 자원 블랙홀, 파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자원 확보 전략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2009년 1분기 해외 인수합병(M&A) 거래액은 150억 달러에 달했다. 이 중 에너지, 광산, 유틸리티 산업 분야가 전체의 98.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시노펙(석유화공유한공사)이 스위스 석유·가스 탐사업체인 아닥스를 인수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자원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빠른 경제 성장과 공업화에 따른 자원 소비의 증가 탓이라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의 자원소비국인 중국은 세계 석유 소비의 9.5%, 석탄 소비의 42.6%, 철광석 소비의 57.7%를 차지하고 있다.

공급 리스크도 불거지고 있다. 석유(57.8%), 철광석(51.8%) 등 소비 대비 수입 비중이 높은 일부 자원은 70~80%에 달하는 주요국 수입 의존도로 인해 안정적인 자원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소는 이에 따른 중국의 원자재 확보 전략으로 인해 ▲세계적인 원자재 수급 악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특정 자원을 이용한 자원 무기화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자원의 자주 개발률이 낮은 우리나라의 실정에 비춰볼 때,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연구소는 예상했다.

해결방안으로 연구소는 ▲적극적인 자원 외교 ▲대형 자원 개발회사 육성 ▲탄력적인 자원 확보 노력 ▲한·중 공동 자원 개발 협력과 자원 '스와프' 등을 제안했다. 공급원의 지역적인 확대와 투자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외교에 기초한 원자재 수급 개선과 '자원 무기화'의 방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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