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굿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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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시작한 지 벌써 8년차다. 처음 시작할 때는 내가 타고난 운동가인 줄 알았다. 운동감각이 좋고 참을성이 많은 데다 최선을 다해 연습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는데도 말이다.
나이 들어 미래의 남편과 오순도순 대화하며 라운딩하면 좋겠다 싶어 미리 배워두자는 생각으로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빨리 시작했는데,마침 sbs골프채널에서 초보자를 가르치고 그 결과를 테스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초청하기에 참여하게 됐다. 남들은 돈을 내고 레슨을 받는데 나는 약간의 돈을 받으며 배울 기회를 얻은 것.물론 방송을 통해 실력이 드러나다 보니 신경을 곤두세워 연습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었지만 큰 행운이었다. 덕분에 지금도 "스윙이 참 예쁘네요"란 말을 듣곤 한다.
우연히 시작한 골프가 내게 가져다준 파장은 컸다. 골프와 패션을 접목해서 스타일링 해주는 TV 프로그램 MC를 맡았고,골프 관련 CF도 들어왔다. 골프와 관련된 패션쇼 섭외 대상 1순위에 올랐고,단독으로 특별한 연출을 하는 것으로 패션쇼를 시작하기도 했다. 무대 위에서 군계일학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계산속 없이 미래를 위해 시작한 것이 큰 행운으로 돌아오는 경우를 주위에서도 가끔 접하는데,이것이 바로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기회가 아닌가 싶다. 어떤 이가 이런 말을 했다.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갈 자가 있으리오만 그보다 한수 위인 것은 운 좋은 사람'이라고.하하! 그렇다면 노력하는데 하늘까지 도와주는 경우는 어떨까….
무엇이든 때가 있게 마련인데,다른 일들에 정성을 들이다 보니 골프를 잠시 잊고 지내야 하는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참으로 무서운 것이 이런 것이다. 오랜만에 필드에 나가 마음 비우고 치면 스윙감이 좋고 스코어도 잘 나온다. 그런데 '간만에 나왔는데도 괜찮네,더 잘치자'고 크게 욕심을 부리는 순간 무너지는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 자세들이 초보처럼 돼버리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성을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것은 쉽듯이….
그리고 나는 남이 하는 스윙을 머리에 잘 그린다는 단점인지 장점인지 알 수 없는 감각이 있다. 라운딩 동반자의 좋은 스윙을 쉽게 따라하는 반면,이상한 자세도 몇 번 보다 보면 닮아버린다는 거.헐…,너무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동반자가 스윙할 때는 눈을 돌려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잔디를 바라보곤 한다. 따라할까 겁이 나서….아마 나만의 스윙이 정리되지 않아서일 것이다.
여름,더위를 피하기 위한 휴가철이 시작됐다. 요즘은 성이 더 무너지기 전에 리모델링을 해야겠다 싶어 땀방울을 흘리며 레슨을 받고 있다. 예전의 나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만의 스윙을 완성하려면 무던히 연습해야겠지만,머리와 근육이 일치되는 날에는 동반 플레이어가 샷을 할 때 고개를 들고 "굿샷!"을 외칠 수 있을 것이다.
오미란 <한국모델협회 부회장 i16key@gmail.com>
나이 들어 미래의 남편과 오순도순 대화하며 라운딩하면 좋겠다 싶어 미리 배워두자는 생각으로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빨리 시작했는데,마침 sbs골프채널에서 초보자를 가르치고 그 결과를 테스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초청하기에 참여하게 됐다. 남들은 돈을 내고 레슨을 받는데 나는 약간의 돈을 받으며 배울 기회를 얻은 것.물론 방송을 통해 실력이 드러나다 보니 신경을 곤두세워 연습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었지만 큰 행운이었다. 덕분에 지금도 "스윙이 참 예쁘네요"란 말을 듣곤 한다.
우연히 시작한 골프가 내게 가져다준 파장은 컸다. 골프와 패션을 접목해서 스타일링 해주는 TV 프로그램 MC를 맡았고,골프 관련 CF도 들어왔다. 골프와 관련된 패션쇼 섭외 대상 1순위에 올랐고,단독으로 특별한 연출을 하는 것으로 패션쇼를 시작하기도 했다. 무대 위에서 군계일학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계산속 없이 미래를 위해 시작한 것이 큰 행운으로 돌아오는 경우를 주위에서도 가끔 접하는데,이것이 바로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기회가 아닌가 싶다. 어떤 이가 이런 말을 했다.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갈 자가 있으리오만 그보다 한수 위인 것은 운 좋은 사람'이라고.하하! 그렇다면 노력하는데 하늘까지 도와주는 경우는 어떨까….
무엇이든 때가 있게 마련인데,다른 일들에 정성을 들이다 보니 골프를 잠시 잊고 지내야 하는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참으로 무서운 것이 이런 것이다. 오랜만에 필드에 나가 마음 비우고 치면 스윙감이 좋고 스코어도 잘 나온다. 그런데 '간만에 나왔는데도 괜찮네,더 잘치자'고 크게 욕심을 부리는 순간 무너지는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 자세들이 초보처럼 돼버리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성을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것은 쉽듯이….
그리고 나는 남이 하는 스윙을 머리에 잘 그린다는 단점인지 장점인지 알 수 없는 감각이 있다. 라운딩 동반자의 좋은 스윙을 쉽게 따라하는 반면,이상한 자세도 몇 번 보다 보면 닮아버린다는 거.헐…,너무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동반자가 스윙할 때는 눈을 돌려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잔디를 바라보곤 한다. 따라할까 겁이 나서….아마 나만의 스윙이 정리되지 않아서일 것이다.
여름,더위를 피하기 위한 휴가철이 시작됐다. 요즘은 성이 더 무너지기 전에 리모델링을 해야겠다 싶어 땀방울을 흘리며 레슨을 받고 있다. 예전의 나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만의 스윙을 완성하려면 무던히 연습해야겠지만,머리와 근육이 일치되는 날에는 동반 플레이어가 샷을 할 때 고개를 들고 "굿샷!"을 외칠 수 있을 것이다.
오미란 <한국모델협회 부회장 i16ke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