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FC서울과 친선경기를 갖기 위해 22일 내한했다. 맨유는 방한에 앞서 말레이시아에서 이틀간 머물렀으며 귀국길에 중국에도 들른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73명으로 이뤄진 스타군단을 이끌고 '아시아 투어'를 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팬서비스 차원만은 아니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기업이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첫째도 둘째도 돈 때문이라는 게 외신들의 분석.맨유는 이번 아시아 투어를 통해 최소한 600만파운드(약 123억원)를 벌어들일 전망이다. 열흘 남짓한 여행으로는 짭짤한 수입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이틀간 머무르면서 '텔레콤 말레이시아'로부터 200만파운드(약 41억원)를 받았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금호타이어와 서울시가 맨유를 후원한다. 이것만이 아니다. 맨유는 투어기간에 아시아 기업들과 접촉해 엄청난 후원금을 챙긴다. 이 때문에 이번 아시아 투어를 '스폰서 투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맨유는 전 세계에 3억3000만명의 팬이 있으며 이 가운데 아시아에만 8000만명의 팬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맨유는 특히 중국과 인도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아시아 팬 8000만명 중 중국이 절대다수인 7100만명을 차지한다고 한다.

맨유는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첫 스폰서를 구했다. 중국 전자업체 '아이고(Aigo)'와 5년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와 수출용 카메라,내수용 휴대폰 등을 만드는 회사의 규모답게 한국 돈으로 100억원 이상의 거액이 전해졌을 것이다. 맨유는 지난 10년간 중국을 다섯 차례 방문할 정도로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맨유의 '커머셜(commercial) 디렉터'인 리처드 아널드가 "중국은 맨유의 제2의 고향"이라고 언급할 정도다.

맨유는 인도 이동통신업체인 '바르티 에어텔(Bharti Airtel)'과 지난 5월 5년간 후원계약을 맺었다. 바르티 에어텔은 가입자만 9400만명에 달한다. AP통신은 맨유가 약 1000만파운드(약 192억원)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맨유는 2009~2010시즌에 스폰서들로부터 끌어모을 후원금 목표액을 8000만파운드(약 1644억원)로 잡았다. 지난해 맨유가 아시아 기업들로부터 모금한 액수는 2350만파운드(약 482억원)였다. 맨유는 아시아에 이어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남미 쪽에서도 돈을 챙길 만한 기업들을 찾고 있다. 맨유의 '스폰서 투어'가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아름다운 공생에 득만 될까. 스포츠팬들의 새로운 관심사가 생겨났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