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유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슬금슬금 오르던 유가가 5일째 상승세를 타며 배럴당 64달러를 넘어섰다.

21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0.74달러(1.2%) 오른 배럴당 64.7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WTI 선물가격은 지난 14일 이후 5거래일 동안 8.7% 상승했다.런던 석유거래소(ICE)의 9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6.87달러로 전날에 비해 0.43달러(0.6%) 올랐다.

이날 유가는 미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는 소식에 힘입어 주가와 함께 동반상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특히 세계 최대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라의 2분기 실적이 월가의 전망치를 웃돌면서 미 증시는 상승세를 탔다.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로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커지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미 에너지거래자문사인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회장은 “주가 상승이 지난주유가 상승의 주요인이었다”며 “유가가 주가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완화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또 NYMEX에서 WTI 8월물의 거래가 이날로 끝나면서 마지막 거래를 하기위해 투자자들이 몰린 것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 랠리에 대해서 신중론을 폈다.원유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최대 성수기인 여름철에도 수요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해야한다는 것.22일 발표될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미 원유재고에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리터부시 회장은 “이같은 유가 랠리가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EIA의 발표 이후 원유 시장의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으면 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의 6월 정련구리 수입이 전달보다 12.4% 증가한 37만8943t에 달해 5개월째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같은달 니켈 수입도 4만1008t으로 전달의 사상 최고 기록(2만5032t)을 경신했다.이에 따라 구리가격은 9개월래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다.21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0.93% 상승한 t당 540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특히 장중 5470달러를 찍으며 지난 10월 중순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종가 기준으로 구리 가격은 올들어 75% 상승한 상태다.국제구리연구그룹(ICSG)은 전세계 구리생산능력이 앞으로 5년간 3.8% 증가할 것이라며 지난 3월에 내놓은 전망치(5%)를 하향조정했다.ICSG는 올 1~4월 세계 정련구리 생산은 589만t이지만 같은기간 수요는 592만t을 기록,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고 발표했다.이는 올 1~5월에 중국의 정련구리 수입이 129%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