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OCR(광학적 문자인식) 종이고지서 없이도 은행 예금통장과 신용카드만으로 지방세를 낼 수 있게 된다. 또 현재 농협과 우체국에서만 가능한 지방세 자동이체도 모든 은행에서 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세를 낼 때 납세자들이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지방세 납부방식 개선안'을 마련,내년 1월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개선안은 납세자들이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으로 전자고지를 신청해 세금 내역을 받을 수 있고,이를 신청하지 않으면 납부 통지문을 받아보도록 했다. 지방세 납부를 안내받은 납세자들은 통장이나 신용카드를 이용,은행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직접 세금을 낼 수 있다. 신용카드로 내더라도 수수료는 따로 부과되지 않는다. 개선안이 정착되면 기존 OCR 종이고지서는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

행안부는 이와 함께 지방세를 내면 즉시 공공기관 인터넷이나 전산망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등기,자동차등록，특허등록 때 지방세 영수증을 따로 제출하지 않아도 되며 영수증을 5년간 보관해야 하는 불편도 없어진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모든 신용카드로 1분 이내에 지방세를 납부하는 방안도 개선안에 포함됐다. 지금도 5개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카드로 지방세를 낼 수 있지만 29자리 과세번호와 세금금액을 일일이 입력하도록 돼 있어 시간이 5~10분 걸리고 번거로움도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행안부는 지방세 자동이체도 대폭 개선했다. 1~2개 금융사가 다루던 자동이체를 전 금융사로 확대하고,지방자치단체 관할 구역이 아닌 곳에서는 우체국과 농협에서만 낼 수 있던 것을 지역 · 금융기관 구분 없이 모두 가능토록 했다. 여러 곳에 사업장을 가진 법인의 경우 사업장 소재 지자체별로 신고 · 납부하던 것을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토록 개선했다.

행안부는 개선안이 시행되면 OCR 고지서 발행 및 처리 비용(연간 3216억원,2008년 기준) 절감 등을 포함,연간 44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강병규 행안부 2차관은 "지자체 금융기관과 사전 협의를 거쳐 개선안을 마련했다"며 "내년 시행을 위해 관련 시스템을 연말까지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